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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무릎팍도사" 황석영 출연

by 8866 2008. 10. 30.

'무릎팍 황석영', 주책이 아니다
오마이뉴스 | 기사입력 2008.10.30 11:39

 

 

 

[오마이뉴스 하재근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문호 황석영이 < 무릎팍도사 > 에 나왔다. 내가 어렸을 때 황석영의 위상은 대단했다. 황석영의 < 장길산 > 은 < 태백산맥 > , < 임꺽정 > 과 더불어 필독서로 읽혔다. 요즘엔 이렇게 무거운 대하소설을 읽는 젊은 친구들을 찾아보기가 그저 가볍고 감각적인 문학이 인기다. 옛날엔 안 그랬다.

그랬던 시절에 축적됐던 문화적 역량이 90년대 이후에 만개한 것이다. 요즘 한류라는 이름으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그저 소비문화일 뿐이다. 새로운 문화적 에너지가 축적되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 10~20년이 흐르면 한국문화는 어떻게 될까? 두렵다.

이미 TV에서 접할 수 있는 최상층 소비문화를 제외한 저변의 문화 인프라는 붕괴해가고 있다. 연극, 언더그라운드 음악, 순수문학, 인문학, 만화 등이 타격을 받고 있고, 영화조차 정점을 지나치고 있다. 그저 TV만 화려하다.

황석영은 한국이 맹렬하게 문화적 저력을 축적하던 시절, 목숨을 걸고 금기를 깨던 시절, 90년대 이후의 문화르네상스를 준비하던 시절을 대표하던 이름 중 하나다. 정통매체 인터뷰 기사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그를 대중예능으로 호출한 < 무릎팍도사 > 의 '이쁜 짓'이 반갑다.

주책이 아니다
황석영은 나이를 먹어도 인품이 안 생기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이라고 믿는다.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나이에 무슨 주책이냐. 거길 왜 나가려고 그러느냐."
주책이 아니다. 이렇게라도 '순수성'이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소비문화는 스스로 순수성을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TV,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문화적 시야를 넓혀주는 것도 이 시대 문화인에게 부과된 책무 중 하나다. 대중스타만 소비하며 살게 내버려두면 우리 젊은이들의 문화세계는 날로 황폐해질 것이다.

황석영은 근엄한 톨스토이의 사진을 보며 자기도 그런 이미지를 갖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강호동의 농담에 뒤로 넘어지며 포복절도했다. 톨스토이 같은 문호도 있고 황석영 같은 문호도 있는 것이다. 황석영의 자신감은 그의 작가관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작가는 시정배라고 생각을 해요. 시정 사람들 속에 있는 거야, 같이. 시시껄렁한 일상을 살고 글 쓰는 데만 엄정함을 유지하고, 일상이라든가 자기 자아라든가 이런 건 그냥 열어놓는… 나도 사실 광대거든."

의상과 원효는 같이 뜻을 세웠지만, 원효는 의상과 함께 법을 구하러 떠나지 않고 결국 이 땅에 남았다. 그리고 시정바닥 속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의 세상 속으로. 그 속에서 부처의 법을 대중화했다.

황석영의 소탈하고 친근한 모습은 순수문학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시정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소비문화와 순수문화가 완전히 분리되면 대중소비문화의 폭주를 막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다다랐다.

김일성이 예능에 등장하다
나는 북한을 싫어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일체의 표현을 금지하는 것엔 반대한다. 과거 북한을 말하기 위해선 목숨을 걸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황석영은 단지 글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그 금기를 깬 사람이다.

< 무릎팍도사 > 에 자막으로 '김일성'이 등장했다. 이렇게 표현의 자유가 용인되는 세상을 만든 것은 황석영 같은 이들의 피와 눈물이었다. < 무릎팍도사 > 가 그를 호출해 김일성 토크를 한 것은 황석영의 삶에 대한 최대의 치하였다. < 무릎팍도사 > 를 통해 386 윗 세대의 치열했던 삶과 젊은 사람들이 대면했다.

불행히도 요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더 후퇴하는 듯한 느낌이다. 나도 글을 쓸 때 작년보다 훨씬 조심해가며 쓰고 있다. 작년까진 대통령 비난, 비방을 아무 부담 없이 했었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이런 시기에 황석영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제2의 황석영을 위해
황석영은 고교 중퇴에, 학교 다닐 땐 학과 공부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다고 했다. 황석영같은 대단히 특이한 사례를 제외하면, 한국 사회에서 학과 공부를 안 한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중퇴, 고졸, 3류대졸, 결코 인정받을 수 없는 인생들이다. 요즘엔 영어공부까지 더 치열하게 해야 한다. 학생의 자유로운 상상력이 길러질 틈을 주지 않는다. 그저 몰아칠 뿐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출판대국이다. 그런데 책을 안 읽는다. 한국 아이들이 보는 책은 참고서와 입시관련 교양서들뿐이다. 한국과 북유럽 복지국가는 사사건건 차이가 나는데 독서분야도 그렇다. 한국 아이들이 입시참고서를 볼 때, 입시경쟁이 아예 없는 북유럽 아이들은 정상적인 독서를 한다. 그런 구조에서 어른들의 독서량도 우리보다 많게 된다. 이것이 문화성과 시민성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우리도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학창시절을 보내고도 사회낙오자가 되지 않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제2, 제3의 황석영이 더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문화성도 상승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한국사회에 문화적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 무릎팍도사 > 는 황석영의 출연으로 한 차원 더 상승했다. 여타 연예인 토크쇼와 < 무릎팍도사 > 가 확연히 구분되는 것은 이런 사람들이 출연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시청률이 조금 떨어져도 < 무릎팍도사 > 는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한다. 황석영 출연, 주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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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황석영 잡으러 다녔던 김훈?  
 
 2008년 10월 30일 (목) 11:23:19 하수나 기자  mongz11@pimedia.co.kr  
 
 
     
[TV리포트]

소설가 황석영이 후배 소설가 김훈과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황석영은 2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소설가를 꿈꾸던 유년시절과 10년 동안 한국일보에 소설 '장길산'을 연재할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중 '칼의노래' '현의노래' '남한산성'을 집필한 후배소설가 김훈과의 각별한 인연을 털어놓은 대목은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황석영이 들려준 이야기.

'황석영은 한국일보에 '장길산'을 연재하던 시절 글을 쓰다 막히는 경우가 있으면 원고를 폐기처분하고 도망 다니곤 했다. 그로 인해 연재 2~3일분이 펑크날 위기에 처하면 담당 기자들에게 "황석영을 잡아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그런데 당시 김훈 소설가가 (한국일보에)기자로 들어와서 한 주업무가 바로 '속 썩이는' 소설가 황석영을 잡으러 다니는 것이었다. 때문에 현재도 (김훈 소설가가) 술만 취하면 그때의 원한을 언급할 정도다.'

또한 황석영은 연재 소설이 펑크가 난 경우 신문사 측에선 필력이 있는 문학담당 기자들에게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줄거리를 쓰게 해서 상황을 수습했다고 전했다. 이어 황석영은 자신을 잡으러 다니느라 속을 썩었던 김훈 소설가 역시 당시 연재 펑크의 뒷수습을 위해 '줄거리'까지 쓴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문학계의 '거목'으로 우뚝 선 두 소설가의 특별한 인연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대목이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황석영은 김훈과의 인연 외에도 당시 매일 소설원고를 신문사에 전달하기위해 고군분투했던 사연을 맛깔 나는 입담으로 풀어내며 흥미를 더했다. (사진=방송화면중)

 
작가 황석영 '무릎팍'서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사 '공개'  
2008년 10월 30일 (목) 01:07:34 편집부   
 
 

 


 [네이션코리아] 베스트셀러 소설가 황석영 작가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 황구라 다운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황 작가는 29일 방영될 <무릎팍도사-황석영>편에 출연, “도대체 어떻게 하면 지식인처럼 보일까요?”는 엉뚱한 질문으로 찾아와 무릎팍도사 외 제작진을 당황케 했다.

이어 황석영 작가가 낯설게만 느껴졌던 MC들은 황 작가에서 “누구?”라며 다소 건방진 모습을 반응 보였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은 황작가는 "다들 알아봐서 길거리를 못 다닐 정도다"라고 너스레 웃어 주위를 폭소케 했다.

또한 이날 황 작가는 자신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사, 현대사에 끼어있는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줘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했다. 황석영 작가는 <삼국지>등을 엮은바 있으며 최근에는 <개밥바라기별>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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