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차
일반적인 의미의 차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 차나무의 어린 잎을 따서 만든 마실거리의 재료이다.
즉 손질된 찻잎, 혹은 찻가루나 찻덩이를 말한다. 이를 마른차 혹은 찻감이라고 구분해 부른다. 차는 제조법이나 모양, 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분류된다. 발효차, 비발효차, 후발효차는 발효에 따른 차의 분류이며 덩이차, 잎차, 섞은차, 가루차 등은 모양에 따른 분류방법이다.
또한 차는 차잎의 여리고 굳은 정도에 따라 그 품질이 세차, 중차, 조차로 구분된다. 이에 비해 차나무의 잎이 아닌 것을 재료로 해서 음료로 만들었을 경우에는 대용차라 부르는데, 그 종류로는 감잎차, 두충차, 덩굴차, 솔차, 모과차, 생강차, 유자차 등이 있다. 이러한 대용차는 차가 쇠퇴하기 시작한 조선중엽 이후에 쓰이게 되었는데, 대용차와 구분하기 위하여 차를 적설차, 참차, 고유차, 전통차 등으로 대신 부르기도 한다.
둘째, 마른차가 물과 어울려서 만들어진 마실거리인 찻물을 뜻한다.
찻물로는 잎차나 떡차를 우리거나 끓인 맑은 차탕과, 가루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 휘저어 마시는 탁한 차유가 있다. 차(茶)는 명(茗) 또는 천이라고 썼다. 우리는 茶를 '차' 혹은 '다'로, 중국은 차(cha, 지방에 따라서는 te라고도 함)로, 일본은 쨔(jya)로 발음한다.
차의 유래
차의 유래는 중국의 차를 신라의 선덕여왕이 마셔오다가, 흥덕왕 3년(828) 신라의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가져오자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그뒤 차 문화는 고려시대에 한참 흥하였다가 배불사상으로 주춤하였으며 6.25뒤로 커피가 들어와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요즘 다시 우리 차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차는 그저 음료로 마시는데에 그치기 보다 몸에 보탬이 되는 약용으로 마셨고 몸을 보호하는 양생의 선약으로 여겼다.
차의 산지
좋은 차는 온대 및 열대 고지대의 다소 차고 시원한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려시대 부터 지리산에 심은 차나무가 넓게 번식되어 21개의 다소(茶所)에서 차를 만들어 나라에 바쳤고,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35개의 산지에서 차를 토산품으로 나라에 바쳤다.
차나무는 기후관계로 전라북도(익산, 김제, 옥구, 남원), 경상남도(함양, 밀양, 울산, 경주) 이남에서만 자란다. 87년을 기준으로 차는 주산지인 전라남도(장성, 광주, 영암, 해남, 강진, 보성, 고흥), 경상남도(하동), 제주도 등지에서 434ha의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한해에 약 157M/T이 생산된다
차의 역사
신라시대에 차가 전래된 이후로, 삼국시대에는 주로 당나라 육우의 다경(茶經)에 의한 떡차를 만들어 마셨다. 떡차를 만드는 방법은 음력 2~4월에 따서 대바구니에 담아온 차잎을 시루에 쪄서 절구질한다. 절구질한 찻떡을 쇠틀로 박아내어 복판에 구멍을 뚫고 대나무꼬챙이에 꿰어 화로불을 받는 선반에서 말린다. 마른 차는 닥나무껍질로 꼬은 꿰미에 일정한 수량을 꿰어 장육기에 저장하여 변질을 막는다. 이러한 떡차를 달여마실때는 불에 구운 차를 나무연으로 가루내어 차솔의 끓는 물에 타면 담황색이 된다. 담황색의 찻물은 빛깔이 조화되는 찻주발에 따라서 마셨다. 이 밖에 오늘날에도 전라남도의 해안지방에서 만들어 마시는 돈차의 제다법은 딱차와 거의 같고, 달이기는 '다경'에 보이는 엄다법(차를 주발의 물에 담근다)를 닮은 것이다. 떡차의 향기는 그윽하고 맛은 제호나 감로와 같다.
고려시대의 차는 초기와 중기에는 중국의 오대(五代)의 송나라에서 성행된 연고차의 풍습이 전래되었고, 말기에는 송원대(宋元代)에도 마시던 잎차의 풍습이 전래되었다.
연고차란 시루에서 쪄내고 압착기에서 즙을 짜낸 차잎을 갈아서 틀에 박아낸 차라는 뜻이다. 연고차를 달이는 방법에는 송나라 채양의 '아록'에 보이듯이 찻사발에 넣은 찻가루와 끓인 물을 차숟가락으로 젓는 복건의 점다법과 소동파가 '시원의 차 달이기'에서 "어지러히 사발을 에워싸고 날으는 눈이 가볍네"라고 읊은 서촉의 점다법이 있다.
그런데 고려때 찻가루를 떠내어 찻사발에 젓던 구리 차숟가락이 유물로 전하고, 이제현이 '송광화상이 햇차를 부친 은혜에 붓가는 대로 적어 방장밑에 부쳐드리다'라는 시에서 "도지 사발에서는 어지러히 맴도는 젖빛 거품을 토하네"라고 읊었으므로 복거의 점다법과 서촉의 점다법이 모두 전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차를 만들면서 차잎에서 즙을 짜낼 때 엽록소가 빠진 연고차를 달이면 젖빛이 되므로 찻라루는 청잔 흑유의 찻사발에 달여서 마셨다. 연고차의 향기는 순박하고 맛은 달고도 부드럽다.
조선시대의 차는 잎차가 성행되었다.
제다법은 가마에서 덖어낸 차잎을 비벼서 만드는 명나라 허차서의 다소(茶疏)와 비비지 않고 만드는 장원의 다록(茶綠)도 전래되었으나, 초의선사의 동사송에 보이듯이 '다록'에 의한 제다법이 준용된 것 같다. 차를 우릴때는 차관에 차와 끓인 물을 넣고 2분간 융합하였다.
차관에서 우려낸 찻물은 연두빛이기 때문에 빛깔이 조화되는 백자의 찻종에 따라서 마셨다. 차에서는 해태(海苔)의 향기가 풍겼고 차맛은 달고도 부드럽다.
차의 성분
차는 인간의 신체에 유익하므로 오랜 역사에 걸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되어 왔는데, 차의 성분은 차나무가 자라는 토양과 햇빛, 습도 등의 자연조건 및 찻잎따는 시기와 제다법, 보관상태 등에 따라 조금 달라진다.
탄닌(Tannin 혹은 Polyhenol)
탄닌은 6종류의 카데킨으로 구성되어 있고, 차탕의 색깔과 향기와 맛을 크게 좌우하는 주요성분이다. 뜸차(황차, 홍차)는 탄닌성분이 산화효소에 의해 산화 중합되어 주황색과 붉은색의 물질로 변하게 되므로 탄닌이 적으며 녹차에는 많이 함유되어 있다. 탄닌은 온화한 쓴 떫은 맛을 내는 유리형 카데킨과 쓴 맛을 내는 에스테르형 카데킨이 있는데, 감의 탄닌과는 달리 단백질과 쉽게 분리되므로 입 안이 텁텁하지 않고 산뜻한 떫은 맛을 낸다. 탄닌은 광합성에 의해 형성되므로 일조량이 많으면 함량이 많아진다.
카페인(Caffeine)
차의 주요성분으로서 다소(茶素, thein)라고도 하며 쓴 맛을 낸다.
덖은 차가 찐 차보다 카페인의 함량이 많고, 일찍 딴 차가 일조시간이 짧아 함량이 많으며, 해가림 재배한 고급차가 카페인의 함량이 많다. 차가 커피와는 달리 카페인으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찻잎 중의 카페인이 폴리페놀과 쉽게 결합해 크림을 형성하게 되며 이것은 낮은 온도에서 불용성으로 유지되고 잘 녹지 않으므로 체내의 동화속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피에는 폴리페놀이나 비타민과 같은 유호성분이 거의 없다.
유리아미노산
단감칠 맛을 내는 데아닌은 녹차의 주된 아미노산으로 일찍 딴 봄차에 총유리아미노산의 61.6%, 여름차에 40% 포함되어 있다. 데아닌은 일광을 많이 받으면 카테킨류(탄닌성분)로 대사전환되므로 그늘에서 자랐거나 가리개를 씌워 자란 찻잎은 잎에서 데아닌 분해가 억제되어 축적 되므로 유리아미노산의 함량이 많다. 아침안개가 걷히기 전에 딴 차는 그 함량이 많아 고급차이다. 또 신 감칠 맛을 내는 글루타민산과 아스파라긴산 그리고 쓴 감칠맛을 내는 알기닌 드의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어 차의 풍미를 한층 더해준다.
비타민
차에는 비타민 A,B1,B2,E,C,니코친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녹차에 녹아있는 비타민C는 찌거나 덖는 과정에서 효소의 불활성화시켜 건조시키므로 일반 채소 침출액 중의 비타민C에 비하여 안정되어 있으며 90%가 효력이 큰 환원형이다. 이것은 침출액 중에 녹아 있는 카페인이나 탄닌, 당질 등의 혼합물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 그 효과를 한층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차, 홍차 등의 뜸차는 발효중에 환원형의 비타민C가 산화형으로 변하므로 소량만 남아 있다. 비타민C는 저온에서도 쉽게 녹아 나오며 첫탕에서 대부분 우러나온다.
무기질과 기타
차는 물에 잘 녹는 무기질(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훌륭한 알카리성 음료이다. 칼륨, 인산,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불소 등과 피를 만드는데 필요한 철, 망간 등도 함유되어 있다. 최근 일본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임산부에게 필요한 아연성분이 풍부하여 녹차를 매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고도 있다.
차의 효능
각성작용과 흥분작용
대뇌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정신을 맑게 하고 감각을 예민하게 하며, 기억력, 판단력, 지구력을 증강시킨다. 졸음을 없애주며 혈관을 확장시켜 운동능력도 높혀준다.
항염과 세균발육 억제작용
차는 이질균, 장티푸스균,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데, 이는 탄닌이 세균체의 단백질과 쉽게 결합하여 응고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중독과 감기를 예방하며 식후의 차는 입 안 세균의 번식을 억제한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
녹차의 카덴킨류는 혈청의 콜레스톨 함량을 크게 감소시키며 효율적으로 배설되게 한다. 또한 찻잎 중의 비타민C와 색소성분들도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억제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므로 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의 발병율이 아주 낮다. 그러나 커피는 동맥경화 발병율을 높힌다고 한다.
항암효과
녹차의 탄닌은 인체 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세표조직을 파괴하는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충치예방과 구취제거
가용성 불소(F)가 다른 식품에 비해 풍부히 함유되어 있어 치아표면의 법랑질을 강화시켜주므로 하루 한 컵 정도의 차를 마시면 충치를 예방하게 되고, 탄닌의 항균작용으로 입 안의 세균을 없애며 치아와 잇몸을 튼튼히 해준다.
해독작용
차의 탄닌은 유독물질과 결합하여 장에서 흡수되지 않는 화합물이 됨으로써 무독화시킨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스트론튬 90도 녹차의 탄닌과 결합되어 탄닌산스트론튬으로 되어 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원자병을 방지할 수 있고 암 치료시의 방사선을 무독화시킨다. 또한 담배의 니코친, 아편, 농약, 환경 오염물질 등의 중독에 대한 예방 및 해독작용을 한다.
기타의 효능
찻잎의 다당류가 항당뇨성 치료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폴리페놀 성분은 지방의 대사작용을 촉진시켜 과산화지질로 되는 것을 방지하므로 노화를 억제한다고 한다. 차를 마시면 소변의 분량이 많아지는데 차는 콩팥에서 배뇨를 활발하게 하여 몸 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신진대사도 원활하게 한다
차의 보관
법제된 차가 변질되지 않으려면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지닌 본래의 참맛과 향기와 색이 변한다. 녹차나 말차는 쉽게 변질되나 황차나 홍차 등의 뜸차는 변질이 덜하다. 법제된 차는 수분이 3%정도라야 변질이 쉽게 되지 않는데, 공기에 노출되면 공기 중의 습기를 차가 흡수하여 수분함량이 높아지고 차성분이 수분에 용해되면서 변질되므로 고급차나 녹차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기후로는 6월부터 9월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차는 알루미늄통이나 주석통, 혹은 나무통 등에 단단히 봉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 같은 장소라도 바닥보다 2m 높은 시렁이 습도가 3~5% 낮으므로 높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보다 낫다.
승주차, 구례차, 홍차, 철관음, 오룡차 등의 발효차는 차통에 담은 채 그냥 보관하여 써도 크게 변질이 없고 묵은 차도 맛이 별로 나쁘지 않다.
차의 이용
차 찌꺼기의 비료 효과
차를 우리고 난 찌꺼기는 그냥 버리기 쉬운데 찻잎 찌꺼기 여러 가지로 이용 가치가 있다. 이 찻잎 찌꺼기 중에는 단백질이 있지만 아미노산 이외의 성분은 물에 녹지 않고 잎중에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차 찌꺼기를 관상수나 화분에 주면 질소비료 대용으로 좋은 효과가 있다. 고급 화분에는 이 찌꺼기를 오래 삶아서 식힌 다음 물을 뿌려 주어도 비료가 된다.
차의 목욕
목면 자루 속에 엽차를 넣어서 묶은 다음 목욕할 때 욕조 물속에 넣고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노폐물 배출이 잘되며, 비타민C가 풍부하여 손이 튼 것도 낫는다. 또한 방향유도 함유되어 있으므로 차 자루로 얼굴을 맛사지하면 매우 반들반들해진다.
무좀치료
무좀증세가 나타나면 차를 진하게 끓인 뒤 적셔서 환부에 붙여 두거나 세숫대야에 차 끓인 물을 넣고 발을 담그면 찻잎 중의 폴리폐놀 성분에 의한 수렴작용에 의해 환부가 건조하게 되고, 살균 작용에 의해 무좀균의 증식을 막게 된다.
악취 제거
화장실 냄새가 심하거나 냉장고 냄새가 많이 날 때는 찻잎 찌꺼기를 말려 두었다가 사용하면 소취효과가 뛰어나 냄새제거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머리 감을 때
찻잎 찌꺼기나 찻잎을 헝겊 주머니에 넣어 머리를 감을 때 미리 우려낸 물로 헹구면 머리털이 부드러워지고 비듬이 적어진다.
입냄새 제거
차에는 강한 수렴성이 있어 구취제거에 큰 몫을 한다. 향이 짙은 음식을 먹은 후 차잎을 씹어주면 4~5분내에 냄새가 없어진다.
신발냄새 제거
신발에서 늘 냄새가 날 경우 차잎을 싸서 신발바닥에 깔면 냄새가 사라진다. 미리 예방하기 위해 깔아두는 것도 좋다.
오늘날의 다구
물주전자
끓은 물을 넣는 주전자이다. 직접 물을 끓일 수 있는 기능을 겸비하면 더욱 편리하다.
차관
잎차와 더운물을 함께 넣어 차를 우려내는 도구이다. 도자기 제품이 좋으며 손에 쥐어 보아 다루기에 편한 것이 좋다. 손님의 수와 차탕의 양에 따라 알맞은 크기를 택하여 탕수를 거의 가득차게 붓는 것이 좋다.
귀탕기
끓인 물을 담는 그릇, 물을 식히는 그릇이다. 도자기 제품이 좋다.
퇴수기
차를 낼때 예열을 위해 사용한 물 등을 버리는 그릇이다.
차통
차를 담는 통이다. 나무나 도자기 제품이 차의 신선도를 유지하는데 좋다. 뚜껑이 정교하게 맞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찻잔
차를 부어 마시는 잔이다. 좀 작은 것을 차종, 큰 것을 다완이라고 한다. 이것 역시 도자기 제품이 좋다.
찻술
잎차를 떠낼 때 사용한다. 주로 나무, 대나무, 도자기 등을 사용하며 종이를 쓰는 사람도 있다. 차관의 찌꺼기차를 긁어낼 때는 꺽술을 쓴다.
찻상
다구들을 올려놓는 상이다. 시야에 걸리지 않고 팔을 편히 뻗을 수 있도록 낮아야 좋다.
찻잔받침
찻잔의 크기에 어울리는 것이 좋으며 나무 제품과 도자기 제품 두가지가 생산된다.
차 마시는 법
차가 손님 앞에 다 놓여졌으면 팽주는 손님을 행해 목례를 하거나 "차 드십시요"라고 권한 후 같이 마신다. 두세 번으로 나누어 마시되 머금어 굴리듯이 차가 입 안에 고루 배이게 마시면 탄닌의 살균작용과 불소성분으로 인하여 치아에 좋고 풍미를 한층 오래 즐길 수 있다.
잎차를 마실 때는 잔받침은 그대로 두고 두 손으로 잔을 들어 오른손으로 잔을 잡고 왼손으로 잔을 받친다. 잔이 크면 두 손으로 감싸 쥔다. 말차를 차사발에 점다하여 마실 때 손님이 많으면 다같이 마시지 않고 팽주가 주는 대로 마신다. 점다후 오래 지나면 유화가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차사발은 두 손으로 안전하게 감싸쥐고 천천히 한꺼번에 마신다.
또 차를 마실 때는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하며, 차를 다 마시고 나서 찻잔에 남은 향기를 맡고 잔을 내려 놓거나, 잠시 기다렸다가 입 안에 남은 차의 뒷맛을 감상하는 것도 차의 풍미를 아는 일이다. 차는 오감(五感)으로 마신다고 한다. 귀로는 찻물 끓이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를, 눈으로는 다구와 차를, 입으로는 차의 맛을, 손으로는 찻잔의 감촉을 즐기기 때문이다.
차 달이는 법
①차는 건조한 곳에 따로 보관하여 변질이 되지 않은 차를 쓴다.
②좋은 물을 쓴다. 산상수(山上水)가 가장 좋으나, 그렇지 못할 때는 수도물이라도 하룻밤 정도 재워 두었다가 사용한다.
③물을 충분히 끓여 뜸을 잘 들이고, 알맞게 식힌다.
차 달일 때 영향을 주는 요소
찻잎의 종류
차는 바료 정도에 따라 불발효차인 녹차류와 반발효차인 우롱차, 발효차인 홍차로 나뉘는데 이들 차의 종류에 따라 달이는 방법도 달라지게 된다. 대체적으로 발효 정도가 높아질수록 차를 달여내는 물의 온도가 높아지며 시간도 조금씩 길어지게 된다.
찻잎의 상태
찻잎의 상태가 많이 부서져 있거나 가루가 많을 때에는 가능한 온도를 낮추거나 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양을 적게 넣어야 하는데, 부서진 잎을 보통 달여내는 방식으로 했을 경우는 차의 맛이 떫고 강해서 마시기가 매우 곤란하다. 이는 찻잎이 부서져 있을 때 용출되는 찻잎 성분량이 많고 용출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잘 말아진 잎은 침상형보다 시간을 조금 길게 하여 가열처리를 많이 한 것은 온도를 높여서 차를 끓여야 하며 시간이 너무 짧거나 온도가 낮을 때는 가용 성분의 용출 속도가 느리므로 차의 맛이 담백해지게 된다.
차의 양
차의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차맛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찻잎의 손실도 따른다. 그래서 먼저 차를 마시는 인원에 비례해서 다관의 용량을 정하고 1인당 2~3g을 기준으로 차를 달여낸다. 또 잎이 어릴수록 여러가지 가용성분이 많기 때문에 양을 조금 적게 하는 것이 좋고, 반면 경화된 잎은 용출되는 가용성분의 함량이 적으므로 양을 조금 늘려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물의 종류
물의 종류에 따라 차의 향미는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차를 달이는 물은 깨끗한 샘물이나 증류수, 혹은 경도가 낮은 연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의 온도
찻잎 성분의 추출 정도는 물의 온도에 따라 매우 민감하다. 물의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 카페인 성분의 용출이 많아져 맛이 쓰고 낮은 경우에는 찻잎 중의 향미 성분과 수용성 성분의 용출이 불충분하여 맛이 싱거워지게 된다.
시간
차의 추출 시간은 역시 침출물의 양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차의 수색, 명암, 맛의 농도, 쓴맛, 떫은맛이 달라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2~4분 우려내지만 부서진 잎이 많거나 가루가 많을 때는 조금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채엽시기
봄철에 따는 1번차는 일조량이 적고 기온이 낮아서 맛을 나타내는 에스테르형의 카테친 성분이 적고 지미성분의 아미노산 함량이 높으며 향미도 강한 데 비해서 일조량이 많은 2번차나 3번차의 경우 떫은밧이 강하므로 차를 달일 경우 물의 온도를 조금 낮게 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계절이라도 초기에 딴 것과 후기에 딴 잎과는 차이가 있다.
건강차 끓이기
모든 차에 흰 설탕은 쓰지 않는다.
꿀을 많이 넣으면 향기가 감소되고 괴어 오른다.
시럽을 쓰면 차가 충분히 담겨 곰팡이가 슬지 않는다.
따로 설탕을 쓰지 않아야 차가 깊고 감칠맛이 있다.
차 종류
▶감로차
우리말 사전에 의하면 감로차란 달고 정하게 하여 부처님 앞에 올리는 차라고 표현하고 있듯이 뉘앙스에서부터 신비로움을 풍기고 있다. 보통 여름철에 단풍나무, 팽나무, 노나무, 떡갈나무 따위의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단 액즙을 말한다.
오늘날 감로차의 효용으로는 무가당 비당성의 천연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당뇨, 다이어트, 혈압조절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명자차
결명자는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초본이다.
종자가 좀 큰 것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이며 일본에서 많이 재배되는 초결명자의 종자가 작은 열대 아시아산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 많이 재배되는 결명자의 두 품종이 있다. 결명자의 효과로는 청열명목 작용을 하고, 혈압강화 작용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변비치료에 효과가 있다.
▶구기자차
구기자나무는 가지과의 낙엽관목으로 부락 근처의 뚝이나 냇가에 잘 자란다.
전국에 야생하고 있으나 전남 진도가 재배지로 유명하고, 최근에는 전국 구기자의 약 80%를 충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구기자나무는 온 몸이 피로하고 쇠약한 데 주로 쓰이며 껍질, 잎, 열매의 약효가 모두 같으며, 허하고 피로한 데 사용한다. '본초강목'에서는 구기자는 봄과 여름에는 잎을 채취하고 가을에는 줄기와 열매를 채취하여 섭취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이 솟아난다고 한다
▶덩굴차
덩굴나무가지가 뻗어나가며 땅바닥에 퍼지고, 다른 물체에 감기어 오르는 식물의 줄기이다.
덩굴차는 혈압, 낭뇨, 위장, 기관지 계통,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계통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둥굴레차
은방울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6~7월에 단지모양의 푸르스름한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공모양의 장과는 검게 익는다. 땅속줄기는 약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녹말을 채취하여 식용하고 어린 잎도 먹는다.
둥글레차의 효용은 음료수 대용, 강장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오가피차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관목이다.
오가피에는 비타민 A,B가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작용외에 신경계통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강장강정제, 중풍, 음위, 신경통에 유익한 것을 전해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즐겨 복용되고 있다.
▶인삼차
인삼은 오가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초인데 약으로는 그 뿌리를 쓴다.
인삼은 간 기능의 강화보호, 항피로, 정신 및 육체 노동력의 개선, 당뇨의 장기치료, 강장효과, 건위 병후 회복, 신진대사 촉진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활성을 띠고 있어 오래 전부터 명약으로 쓰여져 왔다.
▶대추차
대추나무는 갈매나무과에 속하는 잎 지는 나무이다.
대추는 맛이 달고 독이 없어서 한방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생약재로 널리 애용되었을 뿐 아니라, 제독효과도 있어서 한약을 달일 때에는 대추 몇 개를 생강과 함께 넣기도 했다. 대추차의 효능으로는 신경완화작용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흥분을 가라 앉힌다. 산후 요통, 여성히스테리, 갱년기장애 등에 효과가 있고, 변비도 없애주는 등 여성들이 즐겨 마신다.
출처: http://mk.swim.org/book/korea/main-food3.html
고려시대의 차문화
신라의 다예(茶藝)를 계승한 고려의 다예는 우리나라 역사상 차가 가장 융성했던 시기이다.
왕이 손수 말차를 제조할 만큼 왕실과 사원에서 차를 중시하고 애음(愛飮)하였으며, 주요 국가행사는 반드시 주과식선(酒果食膳)을 올리기 전에 임금께 차를 올리는 진차(進茶)의식으로 시작되었다.
또한 궁중에 차를 취급하는 관청인 다관청(茶)이 설치되고 왕이 행차할 때는 의장대 행렬중에 휴대용 화로군사와 다담군사가 뒤따르는 다(茶사)군사도 별도로 있었다.
그리고 차를 재배, 제조하기 위한 다소촌(茶所村)이 마련 되었으며 대중용 차가게인 다점(茶店)과 (훗날 차문화가 쇠퇴하면서 주막으로 고쳐부르게 됨) 여행자 휴게소인 다원(茶院)이 설치되었다.
궁중의 의식 즉 왕비책봉의(王妃冊封儀), 공주하가의(公主下嫁儀), 연등회 및 팔관회등에서 진차례(進茶禮)가 시행되었음은 물론 일반에서도 다례가 시행되었다. 이러한 어차와 고급차는 아주 어린싹으로 만들다 보니 차산지의 백성들은 ‘차가 백성의 고혈’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왕과 귀족관리,선비와 일반백성들 모두가 일상으로 차를 즐겨 마셨으나 초엽에는 대체로 귀족중심의 차문화였고, 중엽부터는 선비들이 다문화를 꽃피웠다. 고려의 문인들은 토산차의 맛이 중국차보다 낫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마시던 흔적을 확인하였고, 우리문화의 독창성을 인정하였다. 무신정권(1170-1270)이 시작된 고려후기에는 왕의차 하사가 자취를 감추게 됨은 어찌보면 백성들로서는 참으로 다행이 아닐수 없었다.
고려인들이 마시던 차의 종류 역시 신라와 마찬가지로 잎차, 말차, 단차였는데 이중에서 말차의 음용이 가장 성행하였다.
고려인들의 차생활은 왕실에선 다분히 의식적이었고, 사원에서는 불공의 첫째요, 수도용으로 애음되었지만 일반 선비사회에서의 차생활은 격식없는 자유 분방한 것이었다.
차 생활로 머리를 맑게하며 차와 더불어 문학을 논하고, 정치적 혼돈 속에서는 스스로의 심성을 순화시키기도 하였다. 말하자면 차를 음미함으로써 인생을 다듬고 되돌아보고 때론 반성하는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
충렬왕(1274~1308)때 산중재상으로 불리던 원감국사는 다선일미 (茶禪一味)라고 하면서 그러한 고려의 다풍을 한마디로 노래했는데
"경치가 아름다울 때면 서둘러 물 끓이고 친구부르세.
차 마시는 일도 선(禪) 아닐것 없으니,
선에 있어 격식은 초월하는 법....... "
또한 이시대에 차를 약용으로 마신 사례를 경남지방의 민요에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초엽 따서 상전께 주고 / 중엽 따서 부모께 주고 /
말엽 따서 남편께 주고 / 늙은 잎은 차약지어 /
봉지 봉지 담아두고 / 우리 아이 배아플때 /
차약 먹여 병고치고 / 무럭무럭 자라나서 /
경상감사 되어주오."
차는 그렇게 사랑받으면서 불교를 더욱 깊이 있게 했고 문화 예술의 발전과 함께 민족의 인품을 향상시켰다.
신라시대 이상으로 덕망있는 군주나 고매한 학자들은 '다인'이라 일컬음 받는 것을 큰 명예로 여겼다.
이 시대에 또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영국 사람들이 홍차를 담기 위해 본차이나를 빚었듯이, 고려인들의 차문화와 더불어 꽃피웠던 고려 청자의 역사다.
비색과 독특한 제조 기법으로 찬란한 자기 문화를 이루었던 청자는 3세기경 중국에서 빚기 시작, 우리나라에서는 9세기 무렵 본격적으로 생산되었다.
중국으로부터 차문화가 전파되면서 귀족, 왕실, 승려 사이에 차마시는 습관이 급격히 확대되어 도자기의 수요도 크게 증가했는데 그 증거로 초기에 도자기를 만들었던 가마터에서 의식 용구가 출토되었고 출토된 유물 대부분이 차를 마시는 그릇인 다완(茶宛)이었다.
12세기에는 상감청자라는 독특한 제조법이 개발되어 청자문화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생산 품목도 다완뿐만 아니라, 화장용구, 문방용품, 건축용 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였다.
그러나 몽고의 침입 이후 청자도 퇴보하여 조선의 건국과 더불어 분청자기라는 청자 2세대로 바뀌게 된다.
차를 마시는 방법도 고려와 조선초까지는 말차(가루차)가 성행하였으나 이후 오늘날과 같은 잎차가 생산되면서부터 차 마시는 도구도 찻사발에서 찻주전자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다관은 그 모양이 남녀의 신체를 형상화시킨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몸체와 뚜껑은 풍만한 여성의 유방을, 찻물이 나오는 물대는 남성의 성기를 상징화한 것으로 인체를 심미적으로 표현했을 뿐만아니라 여자와 남자 즉, 음양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고려시대는 차 문화의 발달과 더불어 세계적인 청자문화가 번성하였던 시대이기도 했다.
고려시대의 다(茶)인들
① 임춘 (?-1145-1170?)
고려중기의 인물로 문인이고 시와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30대에 요절함.
② 김극기 (1148?-1209)
학자이며 문장에 조예가 깊고 많은 작품을 남겼음. 산속 고요한 밤에 찾물 끓는 소리를 소나기 오는 소리에 비유했고 산을 오르다가 들비탈에 새겨진 시를보고 시를 읊은 사람과 찻자리를 같이 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했다. 아래시다.
피는 불에 향기로운 차를 끓으니
꽃무늬 잔에 힌젖이 뜨네
향기와 단맛은 더구나 오래가고
저무는 빛이 평지 숲에 드니
(법당의) 긴 행량에서는 북이 울리네
재주는 적고 만상이 기운차 보이니
붓을 잡아 음송하기 더욱 힘들구나
(경주.황룡사)
③ 이규보 (1168-1241)
고려중엽 대문장가로 호를 백운산인 혹은 백운거사라 불렀다. 당시 중국의 모방을 많이 했으나 기개있고 강직한 이규보는 그렇지 않았으며 민족 정신에 바탕을 두고 우리것을 글로 썼고 손수 차를 끓이기를 즐기어「차 한사발은 바로 참선의 시작」이라고 하였으며 「차의 맛은 도의 맛」이라고 하여 세계 최초이며 유일하게 「다도일미」를 주장했다.
④ 진각국사 (1178-1234)
호는 무의자이고 법호는 혜심이며 진각은 그의 시호이다. 사마시에 합격하고 유학에도 능통하여 유교,불교가 다를 게 없다고 했으며 저서로는「진각국사어록」외에 다수가 있고 그는 돌아가신 스승의방에서 소반가득 담아온 눈에 우물을 파서 거기서 녹아 내린 물을 떠서 작설차를 끓였다. 아래의 시는 문학적 가치가 크게 돋보인다.
우뚝솟은 높은 바위 몇 발인지 알까마는
위에 있는 높은 무대 하늘 끝에 닿았네
북두국자로 은하수를 떠 밤차를 달이니
차 이내를 달속 계수나무를 싸늘하게 가리네
⑤ 원감국사 (1226-1292)
호는 충지 밀암이며 19세에 벼슬리 한림에 이러렀다. 대문장가이며 원감은 그의 시효이다. 20수가 넘는 그의 다시문이 「원감국사 가송」에 전해진다.
그는 갈증이 나면 흔히 말차의 다유를 즐겨 마셨으며 차의 맛이 달다고 표현했다.
⑥ 이제현 (1287-1367)
호는 익제이며 15세에 성균시에 장원급제하고 또 병과에 성리학자이며 문호이자 대인 기상의 덕망 높은 재생이었다. 66세에 정승을 사임하고 이색을 천거하는 인재를 선별할줄 알았다. 저서로는 「익재 선생집」「임재난고」「역옹패설」등이 있고 그는 경포대와 한송정에서 신라사선들이 차끓여 마시던 것과 똑같은 설지조(들못화목)를 개성근처 묘련사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하여 그 내력을 기문으로 남기고 여러문인들과 그 석지조에 차를 끓여 마셨다.
그와 고려의 삼은이 있다. 삼은은 고려말 유학자로써 충절로 유명한 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인데 세사람 모두 다인이었다.
인터넷 한글주소: <<금아다원>>에서 옮겨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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