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의미의 공간
  • 자연과 인간
스포츠

답답한 한국축구 맛이 갔나?

by 8866 2008. 9. 11.

 

[월드컵최종예선] 한국, 북한과 1-1로 비겨... 네 번째 무승부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으로 향하는 서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저녁 중국 상하이에서 벌어진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1차전에서 후반 18분 북한 홍영조에 페널티킥을 내줬으나 5분 만에 터진 기성용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해만 네 번째 무승부다.

한국은 경기 내내 북한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다. 측면 공격과 중거리슛으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득점은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 상대에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를 맞은 한국은 5분 만에 김두현-기성용으로 이어진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다.

선발라인업

한국은 조재진을 최전방 꼭지점에 두고 김치우, 최성국을 좌우 윙포워드로 두는 4-3-3 시스템으로 나섰다. 미드필드에는 김두현, 김남일, 기성용이 자리했다. 포백 수비라인에서는 김동진, 김진규, 강민수, 오범석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 앞에는 골키퍼 정성룡.

북한은 예의 5-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정대세를 필두로 홍영조, 문인국이 공격 선봉에 나섰지만 최전방 공격수 한명을 제외한 거의 전원이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하는 형태였다.

전반- 답답한 공방전

한국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한 비책으로 날카로운 측면 공격으로 공격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닷새 전 요르단전과 달리 발 빠르고 기술 좋은 최성국을 선발 출장시켜 초반부터 북한의 밀집 수비를 헤집는 효과도 기대했다.

그러나 첫 슈팅은 북한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 1분 미드필드에서 한국의 볼을 차단한 김영준이 중거리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도 2분 뒤 김치우의 중거리슛으로 맞대응했다. 10분에는 김남일의 강한 슛이 나왔지만 상대의 수비벽에 막혔다. 적극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북한 수비를 흩어놓으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후에는 양 측면 풀백들의 공격 가담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가 상대를 위협했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13분, 오범석이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엔드라인 근처에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가 중앙으로 향했지만 조재진의 머리에 닿기 전 리명국의 손에 걸렸다. 2분 뒤에는 왼 측면에서 김동진의 크로스가 문전을 향해 달려간 최성국의 헤딩으로 연결됐지만 상대와의 경합 중에 튕겨나가는 볼이었다.

전반 17분에는 북한의 역습이 위협적으로 전개됐다. 문인국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 정대세의 리턴패스가 매끄럽게 이어졌지만 김남일의 깨끗한 태클로 한 차례 위기를 넘겼다. 이어 김영준의 중거리슛이 터졌지만 이번에는 골대 밖으로 나갔다.

전반 중반이 지나면서 한국의 공격은 난맥상에 빠졌다. 공격 전환 속도가 느리고 전개 작업이 원활하지 않아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공격의 흐름을 쥐고 있으면서도 열매는 맺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와중에 북한은 문인국이 엔드라인 근처 무인지경에서 빠른 땅볼 패스로 공격 2선의 슈팅을 유도하는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골대 위로 향하는 슛이었지만 한국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만큼 위기였던 순간이다.

한국은 전반 막판 다시 공격의 불씨를 댕겼다. 39분 오범석의 크로스를 받은 최성국이 상대 수비수가 붙은 상황에서 돌아서며 슈팅을 시도했으나 위력이 약해 리명국에게 걸렸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미드필드 중간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며 다시 한번 득점 기회를 맞았다. 김두현, 최성국의 발끝을 거쳐 뒤로 흐른 볼을 김진규가 달려들며 낮고 강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후반- 홍영조 선제골에 기성용 동점골

한국은 후반 들어 보다 적극적인 공세로 나섰다. 하지만 전진하는 한국 수비라인의 허를 노리는 북한의 역습이 오히려 매서웠다. 후반 13분에는 한국 수비 뒷공간으로 떨어진 볼을 받은 문인국이 날쌔게 돌파를 시도한 뒤 정성룡과의 일대일 상황에서 슈팅까지 날리는 위협적인 장면이 나왔다.

한국은 후반 15분 최성국과 조재진을 빼고 이천수와 서동현을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다. 서동현의 포스트 플레이를 적극 활용하면서 공격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불과 2분 만에 실점의 위기를 맞았다. 북한의 역습 상황에서 홍영조를 마크하고 있던 김남일이 바운드 된 볼에 손을 스치며 페널티킥을 내준 것. 페널티킥을 얻어낸 홍영조는 직접 골문 위쪽을 노리는 강하고 간결한 킥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3분, 미드필드에서 볼을 따낸 김두현의 로빙패스가 페널티 박스 근처 상대 수비진 사이에 자리잡고 있던 기성용에게 향했다. 기성용은 가슴 트래핑 후 돌아서는 동시에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균형세로 돌아선 이후 양팀은 다시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한국은 후반 33분 체력소모가 심했던 오범석을 빼고 공격 가담 능력이 뛰어난 최효진을 교체 투입했다. 35분에는 김두현의 패스를 받은 김동진이 엔드라인 근처까지 파고든 뒤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추가골은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경기 막판 이천수의 문전 움직임이 잠시 돋보였지만 끝내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