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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무지개 그림자 연재 10

by 8866 2007. 12. 21.

                     

장편소설 무지개 그림자

--소매물도 코너

 

연재 10

 

 

 

 

                                                     소매물도 코너

 


 
 정말이지 반도의 끝인 남해의 한 자그마한 섬에서 이영희와 홍현주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통영에 도착한 것은 7년 전 늦가을의 어느 날이었다.
 해저터널을 도보로 횡단하여 통영항연안여객선터미널로 향하면서 명진은 바다 밑이라는 말의 의미적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바다 속을 걷는다고는 하지만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위험과 안전의 두 공간을 차단시킨, 주황색 페인트칠을 한 콘크리트구조물뿐이어서 공포감 같은 건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이 콘크리트구조물 밖에는 해수海水가 겹겹이 에워싸고 있다는 강박관념을 유도해보았지만 그가 느낄 수 있는 건 여전히 육지와 다름없는 안전감뿐이었다.
 위험이란 건 지척에 있어도 보이지 않으면 위험이 아니다. 그것은 위험을 느끼는 주체는 시각을 포괄한 감각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인생도 지금 이런 위험한 터널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고 있다는 생각을 건졌다. 6개월간의 무명대학의 강사생활을 접고 유명대학 강사신청을 넣고 희소식이 날아들기만을 고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유명교수님의 추천이어서 희망과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이 아닌 희망과 가능성일 뿐이다. 가능성은 불가능과도 인연이 깊어 불안과 초조, 위험과 긴장을 동반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이 그만큼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다. 미지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고통과 불안을 해소하려고 그는 지방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해저터널만 건너면 여객선터미널은 멀지 않았다.
 우선 붉은 바탕색에 흰색 디자인을 어울린 터미널 1층 매표소에서 오후 2시 출발 소매물도행여객선티켓을 끊었다. 그런 다음 주변에 있는 낚시용구판매점에 들러 바다낚시장비들과 텐트, 방수재킷, 등산화 등을 구입했고 그릇상가에서 코펠과 버너를,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조할매김밥집』에서 김밥이며 김치, 부추절임, 오징어, 어묵 등 반찬들을 넉넉히 장만했다.
 1일 3회 왕복 운행하는 고려개발의 「매물도카페리호」는 정시에 통영부두을 출항했다. 손님이라고는 그와 섬주민인 듯한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 한분뿐이었다. 아침부터 해풍이 일며 파도가 높아 자그마한 여객선은 바다위에서 가랑잎처럼 볼품없이 기우뚱거렸다.
 명진은 멀미 때문에 눈을 감고 입을 틀어막은 채 좌석구석에 처박혀있었다. 떠난 것이 후회되었다. 더구나 외딴섬으로의 홀로 떠난 여행이 처량해졌다. 집에서 미국유학시절에 듣던 클래식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차라리 나을 번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음악들은 유학 4년 동안 귀 터지게 들은 거라서 귀국하자마자 방구석에 처박은 채 아직 짐을 풀어보지 조차 않았다.
 여객선의 정기운행소요시간은 1시간 40분이었지만 파도 때문에 20여분이나 연착되어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은 대개의 섬이 다 그러하듯 한적하고 쓸쓸했다. 백여 명도 채 안되는 섬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소매물도는 작년 바캉스 철에 왔을 때에 비하면 적막하기까지 했다. 가을철이라 성수기도 지나고 비수기어선지 갯바위 쪽에는 파도만 요란하게 부서질 뿐 낚시꾼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혼자 있는데 습관 된 그는 도리어 아늑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더 좋아했기에 섬의 적막 같은데 불쾌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그는 우선 선착장갯바위위에 올라앉아 잠시 구토증세도 가라앉힐 겸 기운도 가다듬을 겸 휴식을 취했다. 무거운 배낭을 지고 비탈길을 오르자면 원기가 필요했던 것이다.
 갈매기들이 성난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위에서 끼룩-끼룩-울어대며 날아예는 모습이 너무너무 평화롭고 여유롭다. 파도의 굉음은 장쾌했지만 머리위에서 감도는 바다갈매기의 싱싱한 울음소리에 잡혀 먼 우레 소리처럼 가늘게 들릴 뿐이다.
 20분쯤 지나 그는 배낭을 등에 지고 야영지를 향해 출발했다. 민박이 있긴 하지만 전기와 식수공급이 부족한데다 식사조건도 불편하고 숙박요금까지 만만치 않아 작년에 왔을 땐 초원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었다. 그때는 관광 성수기라 야영객들도 많았다. 이 가을에 소매물도를 찾은 그가 섬 주민들의 눈에 어리석거나 정신이상자로 보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소매물도에서는 가을이면 삼치, 도미, 감성돔낚시 철이긴 하지만 7년 전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철 따른 낚시꾼도 많지는 않았었다.
 민박촌을 지나면 돌길이 나타나고 그 자갈길을 따라 20분 정도 비탈을 오르면 왼편으로 우물터와 소매물도 분교가 자리 잡고 오른쪽으로는 섬의 정상인 망태봉이 보인다.
 명진은 식수가 멀지 않은 곳을 택해 등대섬전경이 보이는 능선아래의 초원을 야영지로 선정했다. 영마루에서 부감하는 바다는 맑은 날의 쪽빛을 잃고 검푸른 빛을 띠었는데 그 때문에 물갈기가 더 하얗게 보인다. 멀리 보이는 등대섬의 푸른 초원은 잔뜩 찌푸린 하늘아래 청록색으로 보이고 하얗던 등대도 뿌연 회색빛을 띠고 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4시 30분도 넘은 시간이다.
 터를 닦고 텐트를 설치하고 우물터에 가 식수를 길어와야만 했다. 해가 지기 전에 그 모든 일을 끝내자면 작업을 서둘러야 했다.
 그제야 명진은 자신이 많은 섬들 중 하필이면 소매물도를 행선지로 택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지도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이곳으로 발길을 옮기긴 했어도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았었다.
 한눈에 잡히는 자그마한 섬의 확실함, 자신에게만 속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소유감과 획득감과 안정감 그러면서도 제한된 공간만이 아닌, 시야를 벗어나는 바다의 아득함에서 느끼게 되는 여유와 가능성과 초탈의 넉넉한 분위기… 여기에는 가능성과 불가능성, 한계와 초탈, 확실함과 불확실함의 기묘한 조화로 사람을 유혹하는 매력이 있었다. 이 섬의 시각적 확실함은 미래의 불확실함에서 생긴 불안의 공간을 채워줄 수 있어 좋았다.
 그때까지도 편벽하고 인적이 희소한 이 외딴섬에서 그처럼 아름다운 두 아가씨를 만날 줄은 전혀 상상조차도 못했다. 늦가을의 이 섬에 이방인이라고는 자신뿐이라고 믿고 있었다. 고독을 고독으로 불안을 불안으로 치료하기 위해 때 아닌 여행을 선택한 그를 내놓고는 어리석은 걸음을 할 사람이 또 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었다.
 바람이 부는지라 텐트를 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써 땅에 쇠 말코지를 단단히 박아 넣었다.
 모든 일이 끝나자 휴대해온 물통을 들고 우물터로 식수 뜨러 내려갔다. 바다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발걸음조차 비틀거렸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파도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지척에서 울리는 듯 생생했다.
 돌길아래 저쪽 선착장부두의 민박촌에는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흐린 날씨 때문에 벌써 어슬어슬해진 어둠 속에 묻힌 채 무덤처럼 적막했다.
 물을 길어 가지고 야영지로 돌아오니 뜻밖에도 낯선 두 아가씨가 텐트 안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그녀들의 세련된 옷차림이나 절도 있게 거느린 분위기가 해풍에 그을고 세파에 찌들고 긴장이 풀린 일상에 균형을 상실한 섬사람들의 일그러진 모습과는 판이한 대조를 보이고 있었다.
 천막 밖에서 멀찌감치 서있는 아가씨는 미끈한 체격에 반듯하고 우아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완벽한 균형미와 지적이고도 성숙한 분위기는 금시 명진의 어깨를 떨어뜨리는 도고함으로 다가왔다. 커피 색 정장차림으로 아가씨는 단아한 교양미까지 풍기고 있었다.
 경망과 무례 같은 건 아예 모르는 듯 허리를 굽히고 낯선 남자의 텐트 안을 기웃이 들여다보고 있는 아가씨는 보기 좋게 날씬한 몸매였는데 검은 스커트자락이 바다바람에 살짝살짝 들릴 때마다 하얀 허벅지가 빠끔빠끔 드러나곤 했다. 그런데도 그 동작에 어린애 같은 장난기와 익살기가 다분해 이성으로가 아니라 그저 귀여운 계집애로만 보인다.
 키가 큰 아가씨는 자신들의 무례한 행위에 죄송한 듯 가만히 다가가 텐트 안을 기웃거리는 아가씨의 엉덩이를 가볍게 건드렸다. 어색한 미소만 살포시 지을 뿐 말은 하지 않는 그녀는 첫 눈에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가씨임을 알 수 있었다. 온화하고 부드럽고 산뜻하고 반듯한 여자다 싶었다.
 “괜찮습니다. 뭘 가져갈 것도 없는 걸요.”
 나이는 서른하나이지만 아직은 총각인 명진이도 갑작스런 아가씨들의 등장에 긴장되어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며 안절부절못했다.
 그제야 주인이 나타난 걸 눈치 챈 모양 키 작은아가씨가 깡충 돌아서며 가는 혀를 홀랑 내민다.
 “어머, 주인이신가 봐요.”
 그녀의 눈은 날씨가 흐리터분하고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했는데도 진주처럼 반짝였다. 아직 젖살도 그대로이고 순진하고 맑은 동안童顔 그대로인 그녀의 두 눈은 유난히도 동그랗고 컸지만 그 투명하고 눈부신 맑음과 빛발 때문에 아침이슬을 흠뻑 머금은 꽃망울처럼 싱싱하고 청초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홍현주라고 해요. 언닌 이형희고.”
 “얘는……”
 느닷없이 이름을 불린 영희라는 아가씨는 두 볼이 발그레하게 익는다. 그녀는 분명 이성을 의식하고 있었지만 현주는 소꿉친구나 만난 듯 명진을 만나자마자 생소함의 장벽부터 허물어 버리기에 급급하다.
 “오빠는요?”
 “네, 김명진입니다. 전 이 섬에 저 혼자인줄 알았는데……”
 명진의 성격도 선이 굵은 편은 아니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성경이라는 건 스스로 안다고 해서 쉽게 교정되는 건 아니었다. 그런 성격적 특징 때문에 현주처럼 공격적이고 주동적이며 명쾌한 여자들이 늘 부담스러웠다. 자신이 좀 더 단순해지지 않고서는 조화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울과 고독과 인내로 점철된 그의 내면은 좀처럼 단순해지지가 않았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예요. 언니, 우린 왜 야영생각은 못했지. 이게 얼마나 좋아. 구속도 없고 자유롭고 낭만적이고… 그런데 오빠 혼자 오셨어요?”
 파도소리와 갈매기소리와 바람소리와 숲이 설레는 소리뿐이던, 그렇게 소란하면서도 인적의 부재로 적막하게만 느껴지던 섬나라가 그녀의 종알거리는 소리에 갑자기 도시의 번화가처럼 흥성거리기 시작했다.
 “네.”
 “사모님이나 연인과 동행하시지 않고…”
 “아직 총각입니다.”
 왜 그 말은 해야 했던지 몰랐다. 뜻하지 않던 현주의 질문에 저도 모르게 그의 눈길은 영희의 얼굴에 날아갔었다. 영희는 그의 눈길을 대하자 다시 한번 얼굴을 붉히며 빨갛게 구워진 시선을 바다 쪽에 던졌다.
 “얘. 그만 민박으로 돌아가자 오늘은 날씨가 흐려 일몰구경이 틀렸어.”
 영희는 몸을 돌이켜 민박촌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명진은 그녀의 퇴장에 영문 없이 마음이 조급해졌지만 만류할만한 구실 같은 건 고르지 못하고 아쉬운 눈길로 영희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언니, 가지마. 이왕 나온 김에 우리 여기서 놀다가 잘 때나 가자. 난 그 민박집이 싫어. 숙박요금이 비싼 건 둘째 치고 TV조차 볼 수 없고 샤워는 고사하고 세숫물도 부족한 민박이 질색이야. 게다가 식사나 입에 맞나. 제때에 얻어먹지도 못하고.”
 현주가 재빨리 달려가 영희의 팔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러게 여길 오지 말자는데 고집 쓰더니.”
 영희는 남을 책망할 만큼도 마음이 모질지 못한 듯 뒷말을 삼켜버리고 만다. 이해와 배려밖에 모르는 마음이 넉넉하고 푸짐한 여자인 것 같았다. 묻지 않아도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잡아끄는 현주의 고집을 거절하지 못해 끌려온 것이 분명하다. 그런 영희가 다시 한번 쳐다보였다.
 “네, 바쁜 일이 없으시면 그냥 놀다 가십시오. 그러잖아도 혼자라 적적했는데……”
 “그것 봐. 오빠도 심심하다잖아. 민박에 가도 할일이 없잖아. 전기도 없고. 솜씨가 굼뜬 주인 할머니한테서 저녁식사를 얻어먹자면 한 밤중이고야 될 거잖아.”
 “잘 됐습니다. 저도 식사 전인데… 제가 준비해온 음식이 많으니까 함께 듭시다.”
 명진은 저녁식사 준비에 서두르기 시작했다. 배낭 안에서 준비해온 음식들을 꺼내 놓으면서도 이따금 시선을 영희에게 던지곤 했다. 그녀에게는 마치 시선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흡인력이라도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민망한 표정을 지은 채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현주가 양복저고리를 벗어던지고 명진의 일손을 거들어주었기에 그녀는 혼자만 훌쩍 떠나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친구를 위해서 이곳까지 동행했을 그녀가 아닌가.
 뱃사람들을 위해 만든 김밥은 통영시내에서 산 것이었는데 오래두고 먹을 수 있도록 김 속에 밥만 만 것이었다. 배추김치와 부추절임, 어묵과 오징어반찬도 있었고 집에서 떠날 때 어머니가 챙겨준 고추장과 오이, 계란부침, 갈치구이, 더덕구이 같은 것도 있었다.
 있는 대로 꺼내놓으니 삽시에 비닐바닥위에 푸짐한 만찬이 차려졌다.
 “쌀과 라면도 있고 버너, 코펠도 휴대했으니 쌀밥도 지어먹을 수 있습니다.”
 “오빤 어쩜 이렇게 주도면밀하세요. 여자들인 우리보다 더 자상하게 챙기셨네요. 오빠한테 시집가는 여자는 정말 행복하겠다.”
 현주는 그 황홀한 아름다움이 바다처럼 넘실대는 눈길로 명진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얘는 아무 말이나.”
 영희가 얼굴을 붉히며 까불대는 현주를 제지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빤 제 이상형이에요. 그렇게 찾아도 보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찾았어요.”
 “현주야.”
 명진은 현주의 말에 그저 웃기만 했다. 귀여운 여동생의 애교쯤으로 느껴졌을 뿐이다. 대신 그의 눈길은 기회만 있으면 영희한테로 날아갔다. 그녀의 세련미와 성숙미 그리고 교양미와 지적이미지 때문에 현주가 더구나 천진난만한 어린애로 보이는 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곳에 언제 왔습니까?”
 명진은 간곡한 권고에 마지못해 수저를 드는 영희에게 말 끈을 던졌다. 그러나 그녀가 대답할 사이도 없이 현주가 요행 이어진 화제의 끈을 냉큼 당겨간다.
 “어제요. 언니가 오기 싫다는 걸 제가 억지로 끌고 왔어요. 머리가 아프고 공부가 되지 않을 땐 여행이 스트레스해소에 최고잖아요. 그런데 숙박시설이 이렇게 허술한 줄은 저도 몰았어요. 덩그런 방 하나에 이불 한 채가 민박시설의 전부예요. 그러고도 돈은…”
 “현주야.”
 “요금은 도시 호텔방 못지않게 받아요. 식사라는 것도 이 섬의 특산물이라는 멍게나 전복 같은 건 그림자도 볼 수 없고 하루 세끼 돌 미역국과 삶은 고구마에…”
 “그만 하라는데도.”
 “그나마 제시간에 주면 말도 안 하겠어요. 하루를 지냈는데 10년을 지낸 기분이라니까요. 하늘이 도와서 오빠를 보냈나 봐요. 식비는 낼 테니까 걱정 마세요.”
 “얘는……”
 “괜찮습니다. 현주 씬 명랑하고 솔직하고 순진해서 좋습니다.”
 영희는 김밥 몇 개를 집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왜요? 더 드시죠.”
 “많이 먹었어요. 실례하겠어요. 식사도중에 먼저 일어나서.”
 “어딜 가? 언니.”
 “밖에 바람 쐬러.”
 “혼자 가지 말고 기다려. 식사 끝나고 나와 같이 가야 돼.”
 “알았어.”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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