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신화와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리이스 신화의 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보자.
그리이스나 로마로 말하면 지금부터 2,3천 년이나 옛날 일로서, 우리들 21세기가 시작된 인간과는 관계가 없을 듯하지만, 반대로 이 극동에 위치한 현대 한국에서도 그 말이 일상 사용되는 것이 이외에도 많으며, 그것을 망라하면 대단한 양이 된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 주요한 것을 대충 추려서 수록하였다. 이런 말들은 근대어를 통하여 일상화된 것, 교회의 법률 관계의 것, 음악이나 연극과 문학 관계의 것, 또 근대 학술어로서, 혹은 문명의 이기 신조 품명으로서 아주 흔하게 그리이스 라틴어 이름이 쓰이고 있다. 이것을 몽땅 빼버린다면 문화, 문명도 빈약해지고 말 것이다.
로마에서 유피테르(영어로는 주피터 또는 죠우브라고도 한다)에 해당하는 제우스는 그리이스 신계(神界)의 주신, 올림푸스의 신들의 제일 우두머리이다. 일화도 많으며, 그 대부분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인간계의 여자와의 정사이지만, 이것은 실은 인간 쪽이 나빴던 것이다.
그 이유는, 사방의 나라와 도시의 왕, 호족들은 지금은 알 수 없으나 옛날에는 모두 신의 자손이라고 하여 뽐내었으며, 물론 제우스의 자손이라는 이가 제일 많았고 또 세력이 당당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제우스는 많은 아들을 다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인간계의 여자에게 아이를 낳게 하는 형편이 되었으며, 결코 신이 그렇게 단정치 못했던 것이 아니다.
그의 통치는 정의를 바탕으로 하고 3천의 정령(즉 스파이와 같은 것)을 전세계에 파견하여 인간의 악사(惡事)를 바로잡게 했다. 아무리 먼 곳에서의 호소도 제우스의 귀에 미치지 않는 일은 없었다.
단지 그 벌이 죄인에게 내려지는 것이 때로는 다소 늦어지는 것을 불가피했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문인 플루타아크도 <신들의 보복이 지연됨에 관하여>라는 논설을 남겼다. 그것을 본떠서 그럴까, 인간에서도 재판이나 심의라는 것은 대개 오래 걸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 이것은 플루타아크 (<영웅전>의 작자)가 역설한 바이다.
제우스의 일족은 변영하고, 아내인 헤라, 누이인 데메테르, 딸 아테나와 아프로디테(비너스), 아들 아폴론과 헤르메스, 디오니소스와 헤파이스토스 등 뛰어난 두목으로서 이름을 팔고 있다.
아테나, 아데나 등으로 불리는 이 신은 그리이스의 일등여신으로서 올빼미를 심부름새로 삼아 고대 그리이스에서도 가장 번영했던 아테네시를 보호하에 두고 명성을 떨치었다.
그녀는 제우스 대신(大神)의 딸이지만 어머니가 없고 또 남편을 갖지 아니 한 처녀신으로서 널리 알려졌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전설에서는 그녀는 제우스 대신의 머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즉 언젠가 제우스가 몹시 두통이 나서 견딜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대장장이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해서 손도끼를 휘둘러 자기 머리를 치게 했다. 지금도 동양인지 아프리카의 미개족에는 두통이 나면 머리를 때리게 하는 데가 있다고 한다. 제우스의 지혜를 본뜬 것이라고 짐작되지만, 그것으로 낫는다고 할 수는 없다. 제우스의 경우에는 물론 신인 탓도 있겠으나 훌륭하게 효력이 나서 그 혹에서 아테나가 태어나고 두통은 갑자기 나았다.
그녀는 직물, 염색, 편물을 비롯하여 갖가지 수예, 기예로부터 공예까지 다스리는 신이지만, 또한 지혜도 뛰어나서 학예에도 어둡지 않다. 게다가 무슬도 즐겨서 투구를 쓰고 창을 가지고 싸움터에도 나가서 눈부신 전공을 세운다.
올림푸스 신계(神界) 제일의 여류 운동선수이기도 해서 손에 든 방패에는 고른곤 메두사의 머리를 한가운데에 붙이고 복종하지 않는 자들을 움츠려들게 했다.
로마에서는 기예의 신 미네르바를 그녀에 해당시켰다. 털실에 미네르바표라는 것이 있기도 하지만, 예부터 편물이나 염직이 그녀의 특기임은 그것 때문에 이 여신과 기술을 다투어 거미가 되어버린 소녀 아라크네의 이야기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아테나의 이름이 팔리기 시작한 것은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그녀가 크게 활약을 하고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또 지배하에 있는 아테네(아테나이, 아테느, 아젠느, 현대 그리이스 아시네) 시의 활동에도 힘입고 있다.
이 시는 아테네라고 흔히 부르지만, 이 이름은 이탈리아어뿐이다. 이 시와 여신과의 깊은 관계는 그 성산(城山)에 있는 유명한 처녀 신전 파르테논으로 알려졌지만, 이 신전은 그리이스 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BC5세기의 중엽에 세워졌고, 그리이스 건축의 전형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 심부름새인 올빼미는 아테네의 은화 무늬에 들어가고, 아테네 시민의 지갑 안에서 올빼미가 병아리를 깐다고 했다. 또 <아테네에 올빼미를 데리고 들어간다>는 말은 <석가에게 설법> <공자에게 문자>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아도니스는 그리이스의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애인이라고 되어 있다.
아프로디테 신앙의 중심지는 근자에도 터어키와의 항쟁과 독립 문제로 가끔 화제가 되었던 키프로스섬인데, 여신은 이 대신전에서의 제사도 아랑곳하지 않고 들과 산으로 돌아다닌다. 그것은 언제나 이 아도니스와 함께 사냥터에서 날을 보내는 것이라고 마구 소문이 났다.
여신의 정식 남편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라고도 하고, 전쟁의 신 아레스라고도 한다(이 편이 후세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아레스는 로마에 가면 마르스신과 동일시되었기 때문에 마르스와 비너스로 짝을 맞출 수 있고, 이것이 서양의 시나 문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즉 무사와 연애의 관계가 된다.
그래서 무신 아레스는 원래 성질이 사나운 신이기 때문에, 아프로디테처럼 아름다운 아내의 바람기를 가만히 보아 넘길 수가 없다. 그렇다고 공공연히 일을 시끄럽게 만들면 오히려 면목을 잃는 결과가 되겠으므로, 다른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결심했다. 즉 한 마리의 큰 멧돼지를 끌어내어 사냥 나간 때에 아도니스를 죽여버리는 것이다. 아도니스는 마침 혼자였던 모양이라, 간단하게 멧돼지의 이빨에 허벅다리의 동맥이 끊겨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그 비명 소리를 아프로디테가 멀리서 들었다. 여신으로서 자기 주관하의 결혼식이라든가 정사 등의 주선에 바쁘고, 뉴모오드나 화장품의 선전에도 더러 얼굴을 빌려 주어야 했기 때문에 언제나 아도니스 곁에 있을 수는 없었으리라.
아레스도 역시 그 점을 노렸던 것이다. 아프로디테는 그 때 백조가 끄는 수레로 하늘을 달려 올림푸스에서 키프로스의 하늘로 환어(還御)행차 중이었다. 그녀의 가슴은 어지러워지고 백조의 수레를 바삐 몰아 가자 삽시간에 산간의 숲길에 쓰러져 있는 애인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온통 피투성이가 된 그의 시체를 여신으로서도 이미 이 세상에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옷을 갈기갈기 찢어 흰 가슴을 애처롭게 치면서 각각으로 식어가는 청년을 무릎에 끌어 안고 큰 소리로 통곡하였다.
그 부르짖음은 후세에 <아도니스 추도의 노래>로 전해졌다. 또 마찬가지로 이 애인을 기념하여 그 핏자국에도 아름답고 연약한 진홍의 꽃을 피게 했다. 이것이 저 유명한 아네모네라고 불리는 꽃의 유래이다. 이 꽃은 그리이스나 소아시아의 들에 자생하여 붉은 색과 자주색으로 물들인다.
그러나 가장 깊은 유래를 따져 보면, 아프로디테는 원래 시리아에서 키프로스를 거쳐 그리이스에서 들어온 셈계(系)의 대여신인 듯하며 그 근본은 아스타르테니, 이슈타르라 불리는 훌륭한 여신이다. 그리고 아도니스는 그 애인이기도 남편이기도 한 신, 죽음을 당하여 다시 살아나는 식물의 정령의 화신인 듯하다.
아돈은 셈어(語)로서 나리니 주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이스인은 그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개작해서 여운이 깊은 한 편의 연애 애화(哀話)로 만든 것이리라.
그리이스의 신들 중에서고 아폴론은 일등신으로서, 아테나 여신과 대항하는 남신 중의 첫째이다. 그것은 그가 조금 시대가 처지면 태양과 동일시되었을 정도로 눈부신 즉 광명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리이스 이름으로 아폴론이요, 라틴(로마)에 가도 변함 없이 같은(이런 신은 적으며, 제우스나 헤르메스처럼 대개는 바뀐 이름으로 계승되었다) 아폴로(음운 탓으로 ㄴ만 없어졌다)라고 불린다.
광명의 신, 또 문화(그것은 인생에 빛을 주는 자이기 때문에)를 다스리는 신으로서, 그는 문학이나 예술도 다스린다. 의료 시설도 그의 것이며, 유명한 의사의 신 아스크레피오스(로마에서는 아에스크라피우스라고 한다)는 그의 아들에 해당하며,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자손이다(라고 칭한다).
아폴론에 관한 설화도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월계수로 화한 소녀 다프네, 히야신스 꽃이 된 소녀 휴아킨토스, 사이프러스나무의 큐파릿소스 청년 등인데, 그 중에서도 다프네(그리이스어로 월계수를 말한다)는 텟사리아의 강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로서 더할 수 없이 귀여운 소녀였다.
아폴론은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하여 뒤를 쫓았으나 그를 불량소년이라도 생각한 소녀는 놀라서 달아났다. 그 걸음이 아주 빨라 마침내 페네이오스 강둑까지 왔다.
드디어 붙잡히려 할 때 소녀는 아버지인 하신(河神)을 불러 구조를 청했다. 하신은 거기서 소녀의 모습을 한 그루 월계수로 바꾸었다. 조각이나 그림에 있는 주제로서, 그 이후 소녀를 불쌍히 여겨 아폴론은 언제나 월계수가지를 엮어 관으로 삼았다.
그리이스 중부에 있는 유명한 아폴론의 델포이 신전에서 베풀어지는 시가(詩歌), 문예, 운동 경기대회, 퓨티아의 제전에서는 상품으로서 이 월계수의 관을 우승자에게 주는 관습이 있었다. 즉 월계관의 유래이다. 이 제전은 올림피아의 제전과 같이 4년마다 열리어 마찬가지로 전그리이스적인 대제전으로서 대성황을 이루어 왔으나, 고대 말기에 없어진 것은 애석한 것은 일이다. 아폴론은 후에는 태양신으로서 널리 알려지고, 그에 관계된 설화도 적지 않다. 근대 문학에서도 흔히 태양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흔히 판이라고 불리는 이 신은 그리이스 출신의 야산의 영, 말하자면 목신으로 파안, <목신의 오후> 등으로 말하는 그것인데, 로마에서는 대체로 같은 산야의 정령인 파우누스(Faunus)를 이에 비긴다. 프랑스어의 포은(Faune)으로서 말라르메의 시, 드비시의 음악, 그리고 그것에 의한 러시아 발레 등으로 유명하다.
이 파안이란 남국의 신에 어울리며, 더운 여름의 대낮에는 실컷 낮잠을 잔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소란을 피우거나 해서 이 낮잠을 방해하면 화를 대단히 내는 모양이다.
이 발레에서는 목신이 잠에서 깨어나 야산의 젊은 여성의 정령인 님프들과 노는 모양을 묘사하고 있다. 니진스키의 일대 걸작이다.
뮤즈라는 이름을 가진 것도 흔히 보게 된다. 이 시와 노래의 신인 여신이 그리이스에서 전래된 것임을 대개들 알고 있겠지만, 이것이 아홉 사람이나 있고, 시뿐만 아니라 문예, 학문 전체로부터 천문, 수학 등 과학에까지 다스린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뮤즈, 그리이스의 원형으로는 무사(Mousa), 복수는 무우사이(Mousai) 라틴어식으로는 무사(Musa)란 꽤 오래된 신으로,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의 서사시에도 우선 권두에 나와 있다.시신(詩神)으므로 그 신조(神助)를 청한다는 뜻이다.
호메로스의 첫머리에서는 이것이 한 사람이지만, 헤시오도스의 <테오고니아(神統議)>에서 비로소 아홉 사람이 되어 그 이름이 나온다. 그러나 각자의 직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 뮤즈들의 이름이 현재 구분되어서 사용되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 크리오(소리로 들린 것), 메르포메네(가무), 포류무니와 많은 신송(神頌), 카리오페(아름다운 목소리), 에우테르페(좋은 연락) 등이 그 한 예이다.
그런데 그녀들의 일은 지금 말한 바와 같이 시가, 음악이 주이지만, 그것뿐만 아니고 학문 전체에 걸려 있다.
뮤직이란 원래 <무우사적인, 무우사와 관계가 있는> 이라는 무우사의 형용사이므로 이것도 원래는 널리 시가, 음악을 아는 사람뿐 아니라 <학문, 문화의 전반에 관계된> 이라는 뜻이지만, 좁게는 <시가, 특히 음악의> <음악의 관계된 것>이라 해서 음악이 되었다.
한편 학문이라고 넓게 본 편은 뮤지엄(Museum 보통 미술관)이라는 말이 있고 이것도 원래는 <무우사에 관계된(건물)> 학예의 집 무사이온(Musaion)으로서, 그 라틴식 무사에움(Musaeum)에서 나왔다.
BC3세기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문예나 학문을 좋아하느 임금(그리이스계) 프톨레마이오스가 학술 장려를 위해 세운 <학예관>에서 시작된 것이다. 오로지 미술의 수장처가 된 것은 르네상스 무렵부터라고 생각된다.
술의 이름 등으로 꽤 팔린 이 신도 그리이스 출신이며, 로마에 가면 메르쿠리우스, 즉 머큐리가 된다.
헤르메스도 제우스 대신의 아들인데, 어머니는 거인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로서, 그다지 출신이 좋은 편은 아니다. 보통은 우선 젊고 아름다운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다지 무게는 없다. 발에는 대개 날개가 달린 샌들을 신고, 뱀이 휘어감은 지팡이를 들고 있다. 이것에도 날개가 있는 수도 있다. 모자는 작은 가죽투구풍이며, 이것도 날개가 달린 형체가 있는 모양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교활하며, 손끝이 굽어 있고, 어린 시절에 아폴론의 소를 50마리쯤 훔쳐냈다고 한다. 빈틈없는 그 눈매는 소매치기나 도둑의 두목이 되는 데도 어울렸으리라.
원래 헤르메스는 길가의 도신(道神)에 가까운 데서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전답의 수호신 한편으로는 길잡이로서 여행자나 노상 강도나 도적, 교통이나 무역에서 상업으로 떠맡고, 호메로스에서는 오로지 제우스 대신의 어사전령으로서 활약한다. 신문이나 보도와의 관계는여기서 나왔다.
노상 강도와 여행자, 강도와 은행의 양편을 다스리는 것은 이상하게 보이지만, 원래가 방패의 양편, 마치 아폴론이 의료와 역병을 퍼뜨리는 것 두 가지를 맡아 있는 것과 같으며 그리이스인은 오랜 옛날부터 그 이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상업에는 옛날부터 도적과 같은 근성이 있었다. 근래에는 상업 도덕이 발달하여 이것을 옛날 이야기로 돌렸는지 모르지만, 또 해적과 무역이 사촌간임은 중세의 에스파니아나 영국의 활동으로도 분명해질 것이다. 미국이나 아프리카, 아시아의 대부분은 그 먹이로서 오랜 동안 시달려 왔으니 말이다.
상업의 신으로서 그가 가진 뱀이 휘감아 붙은 날개가 달린 지팡이는 상업학교의 휘장으로도 많이 쓰이고, 또 프락시텔레스(고대 그리이스의 조각가)의 대리석상으로서는 그리이스의 청춘의 미를 영원히 전하고 있다.
술을 바커스의 선물, 혹은 바로 바커스라고 한다. 다만 이것은 그리이스의 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포도주이다.
바커스는 정식으로는 디오니소스(Dionysos)라고 한다. 제우스 대신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보통 전설에서는 테바이의 왕녀 세메레라고 되어 있으나, 사실은 소아시아의 대지의 여신 제메르인 것 같다. 바코스(Bakchos), 로마식으로 말하면 바쿠스(Bacchus, 바커스는 그 영어 발음)는 말하자면 별명이요 통칭이며, 로마에서는 또 리베르(Liber)라고도 부른다. 리베르란 자유라는 것이기도 하고, 술을 마시면 온갖 근심과 구속도 잊혀지고 심신이 함께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라고도 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올림푸스의 신들 중에서는 새로운 신이라고 해도 좋으며, 원래는 북쪽 트라키아산(産)이라고도 하고, 소아시아산이라고도 한다. 포도뿐만 아니라 원래는 대체로 곡물과 식물의 정령신이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미 그리이스에는 포도와 함께 들어온 듯하다.
처음으로 그 술을 마신 농부들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독을 마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술을 준 사람을 죽여 버렸다고 한다. 또 이 디오니소스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신벌을 받아 미치거나 살해되거나 한 이야기도 여러 가지 있다.
그 신녀(信女)들은 기분이 이상해져서 미친 듯 춤추며 야산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이것이 바칸트나 마이나데스(메나드)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광신녀(狂信女)의 무리이다.
또 연극이, 그리이스 비극과 희극이 아테네시의 디오니소스 제전의 흥행에서 생긴 것은 너무도 유명할 것이다. 바코스 즉 디오니소스는 이런 모양으로 문예계를 형제인 아폴론과 둘이서 다스리는 신이었다. 도이치의 철학자 니이체가 서양의 문예사조를 아폴론적과 디오니소스적으로 나누어서 말한 것은 널리 알려졌다.
즉 명석하고 이지적인 요소와, 비합리적이고 격정적인 동향으로 대조시킨 것으로서, 예술가, 문학자에도 자연히 이 구별이 보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이 바코스상은 때로는 어린이, 때로는 청년, 때로는 수염을 기른 거한으로도 표현되지만, BC4세기 이래로는 우아하고 다소 여성적인 살집의 미청년으로 표현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물론 그 속에 신으로서의 숭고함, 그 특유의 꿈을 꾸는 듯한 황홀한 표정이나 엑스터시스 즉 몰아(沒我)의 흥분을 빼놓을 수 없다.
신무기의 명칭 등에도 사용되기도 하고,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황을 이루었지만, 빙상에 충돌해서 침몰하여 한때 화제가 된 호화선 타이타닉호에도 사용되었다. 이 타이탄이란 이름은 원래 그리이스의 거인신 티탄(Titan)에서 나왔다.
원소로서 얼마 전 제트기 등에도 사용되었던 티타늄도 마찬가지로 <티탄의 원소>라는 의미로 티탄, 티탄 합금, 산화 티탄은 분(粉)에도 사용된다. 그리이스의 거인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 예의 자이안트도 그 하나인데, 이 타이탄은 세상의 아주 시초의 하늘 우라노스와 땅 가이아에서 태어난 것이다. 그 중의 두령인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지배를 뒤엎어 전세계의 지배권을 장악했다. 크로노스의 모습은 보통 노인으로서, 무겁고 우울한 표정을 하고, 손에는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자른 낫이라고 생각되는 굽은 날붙이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 크로노스는 스스로 아버지를 쓰러뜨리고 그 왕좌에 앉은 것처럼, 후에 자기 아들인 제우스에게 좇겨난다.
그 형제나 일족의 원시신(자연력의 상징이라고 하나, 다른 요소도 있다), 대양신(大洋神) 오케아노스, 프로메테우스, 아틀라스 등도 티탄 속에 꼽는다.
술 이름에도 있는 것 같으나, 글자를 잘 보면 순수한 영어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원래는 그리이스의 바다의신 오케아노스로서 제우스 대신의 할아버지뻘이 된다.
지금은 태평양이라든가 대서양 등, 주로 대양의 의미로 사용되지만, 훨씬 옛날의 그리이스인의 생각으로는 세계의 끝을 에워싼 큰 흐름이라고 했다.
대체로 큰 강과 같은 것인 듯하며, 서에서 북, 동으로, 또 남으로 흘러서 되돌아오는데, 그 서쪽의 끝은 어쩌면 밤의 지하의 경계에 통하고 있다고 하며, 황천의 나라처럼 죽은 이가 가는 데이다.
차가 교통이 발달하여 그리이스인이 해상을 배로서 외해(外海)에까지 나감에 따라서 그것은 넓은 바다라고 하게 되어 대양이 되었다.
이런 야구단의 이름도 있다. 어업회사가 근본이겠는데, 대양은 그것에 잘 어울린다.
오케아노스는 또 모든 하천이나 샘의 아버지라고 생각되었다. 나일강(그리이스 이름으로는 네이로스)이나 다뉴브강(그리이스 이름으로는 이스트로스), 돈강(타나이스) 등이 자식들 중에서도 형뻘이었다.
지옥의 둘레를 에워싼다는 증오의 강 스틱스(Styx)도 부하의 하나이지만, 이것은 여성이다.
그리고 그리이스에서는 신들이 선서를 할 때 이 강이 한결같이 증인으로 세워지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즉 신들마저도 증오에 있어서는 믿지 못한다는 셈이리라.
샘도 그리이스에서는 여름에는 건조한 지대이기 때문에 명천(名泉)이 각지에 많다. 석회암계이므로 지하수가 풍부하다.
발뒤꿈치의 바로 위, 장딴지의 근육에 이어지는 건(腱)이며, 따라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서 조심 없이 뛰거나 하면 끊어지는 수가 있다.
이것을 아킬레스건이라고 하는 것은, 오랜 옛날의 그리이스 전설에 발이 빨라서 유명했던 영웅 아킬레우스에서 나왔다(아킬레스란 그 라틴어식, 즉 로마에서의 호칭이다). 아킬레스화(靴) 따위로 말하는 것도 발이 빠르다, 건각이다라는 의미로 붙인 것이리라.
그런데 이 아킬레우스란 세계에서 최초요 최고의 서사시라고 하는 호메로스가 지은 <일리어드>의 주인공이지만, 보통 인간은 아니다. 아버지는 텟사리아의 영주로서 페레우스라도 하며, 인간이면서 천계(天界)의 주신, 제우스의 손자에 해당한다. 어머니는 바다의 노신(老神) 네레우스의 딸 테티스이므로 상당한 가문이다.
그러나 테티스는 아름다운 바다의 님프(젊은 여신)로서 한때는 제우스나 포세이돈신으로부터 구애를 받았으며, 인간인 페레우스에게 시집가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아니했다. 그래서 마침내 아기 즉 아킬레우스가 태어나자, 죽어야 할 인간 이상으로 만들려고 생각하고 밤 사이에 남몰래 거룩한 불 속에 던져서 인간적인 부분을 태워 없애려 했다(일설에는 첫아이가 아니고 일곱째 아이라고 한다. 즉 면저 여섯 아이는 불 속에서 타 죽었다고 하니, 지금 같으면 대단한 형사 문제이다).
전부터 아내의 거동에 의심을 품고 있던 페레우스는 그것을 깨닫고는 서둘러 불 속에서 아기를 집어냈다. 그래서 타지 않았는지, 테티스의 계획이 어긋나 버렸는지 그 점은 분명하지 않다.
무슨 뜻이냐 하면, 자기 계획을 방해 받은 테티스는 크게 분노하여 그대로 바닷속의 아버지한테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어떻든 일반적으로 믿고 있는 바로는 이 때 발꿈치가 타 버렸기 때문에 아버지 페레우스는 깜짝 놀라 곧장 가까운 산중에 사는 케이론이라는 의사에게 달려갔다. 그런데 이 케이론이란 사람은 아무데나 있는 흔해빠진 의사가 아니라, 상반신은 인간인 늙은이의 모습이지만(물론 옛날에는 젊었을 것이다), 하반신은 말의 형상을 한, 즉 반신반마의 이른바 켄타우로스(피카소가 즐겨 그린 마인이다)로서, 산야의 약초를 땄고, 원래 외과술에 뛰어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기를 받더니 지체없이 막 죽은 동료 마인(馬人) 다뮤소스라는 자의 다리뼈를 빼더니 그것을 대신 넣어서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다뮤소스라는 자가 전에 발이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 다리의 뼈를 받았기 때문에 그 때부터 아킬레우스도 준족의 이름을 얻었다고 하나 보증은 할 수 없다.
조금 뒷시대 로마 시대의 전설에서는 모신(母神)인 테티스가 태어난 아기 아킬레우스를 저승길의 경계를 흐르는 강 스튜크스의 검은 물에 잠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했다. 그 때에 발뒤꿈치의 이 부분을 손가락으로 잡아 거꾸로 세웠기 때문에 이 부분만은 물에 물들지 않았다. 즉 상처 입은 살갗 채로 남았다고 한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원정군에 참가하여 그리이스측 제일의 용사로서 그 무용을 찬양 받는다. 그러나 마침내 트로이측 왕자 파리스의 독화살에 맞아 죽었는데, 그 화살은 다름 아닌 이 아킬레스건을 겨냥하여 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지금 말한 바와 같이 후세의 전설이며, 옛날 이야기로는 트로이를 편든 아폴론신이 아킬레우스의 다리를 우선 쏘아서 뛰지 못하게 하고, 이어서 가슴을 쏘아 쓰러뜨렸다는 것이다.
아마존이라 하면 지금은 우선 강의 이름을 생가한다. 남미에서는 브라질의 큰 강이다.
그러나 이 이름은 원래 부인의 몸으로 활과 화살을 들고 남성과 마찬가지로, 혹은 그 이상으로 용감하게 싸웠다 하여 옛날 그리이스인에게 알려진 아마존의 여군에서 나왔다. 그것은 이 대하를 처음으로 내려간 탐험가가 타프야나의 만족과 싸웠을 때 남자와 함께 여자들까지 무기를 들고 용감하게 싸웠다고 생가한 데서 이름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용감한 여성들, 특히 젊은 부인이 남자에게도 지지 않고 무술이나 운동 경기에 뛰어난 사람을 아마존이라고 부르지만, 어쩐지 원래는 그리이스인의 착각으로서, 그런 종족은 없었던 것 같다.
전설에서는 소아시아의 중앙부 조금 북쪽의 흑해에 면한 근방을 점거하고 남성을 끼게 하지 않고 오로지 부인만으로 나라를 경영했다고 한다. 그리고 궁술과 마술에 뛰어났고, 때로는 멀리 그리이스가지 침입했다. 또 트로이 전쟁에는 여왕 펜테실레이아(Penthesileia)에게 인솔되어 트로이편에 가담하여 갖가지 전과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마침내 용장 아킬레우스의 손에 걸리어 여왕은 토벌당한다. 이 두 사람 사이의 비련(이 있었다고 치고)을 다룬 것이 유명한 독일의 작가 클라이스트의 비극 <펜데질레아>이다.
그리고 아마존의 이름은 활쏘기에 편리하도록 왼쪽 유방(마조스)을 도려내는 습관에 따라서 붙여졌다고 하지만, 억지인 것 같다. 또 아마존의 전설은 영웅 헤라클레스의 공적에도, 테세우스의 이야기에도 나온다. 그리이스의 병 그림에는 아마존과 헤라클레스의 싸움을 묘사한 것이 많다.
성좌의 이름, 성운(星雲)의 이름으로서 널리 알려진 안드로메다는 실은 그리이스의 왕녀의 이름이며, 그것도 위태하게 괴수의 먹이가 될 뻔한 것을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구조된 기담(奇談)의 주인이다.
그리이스라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디오피아의 왕녀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빛깔이 검지 않으며, 옛날부터의 그림 <폼페이 벽화에도 유명한 화제(畵題)>를 보아도 여럿 가운데서도 빼어나게 품위가 있었으나, 어머니인 왕비가 신위(神位)를 범한 일이 있어 그 속죄로 바다의 괴물에게 인신 제물로 바쳐지게 된다.
때마침 거기에 비행기가 아니고 비행화(靴)(이 편이 편리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제조업이 전해지지 않았다)를 타고 페르세우스가 날아와서(그는 고르곤 메두사의 목을 잘라서 마침 그 때 들고 있었으므로 그 힘으로) 괴물을 돌로 만들고 왕녀를 구해냈다.
왕녀는 물론 후에 그의 아내가 되어 몇 아이를 낳았다.
이 일절은 비극시인 에우리피테스의 유려한 필치에 의해 <안드레메데>로서 상연되었으나, 참으로 아깝게도 지금은 그 일부분만이 전해 오고 있다.
신문이나 보도 관계, 오디오의 기능 중 하나, 한편으로는 산메아리의 에코(Echo)는 글자를 보아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는 그리이스 신화적 존재?(목소리 뿐이므로)로서 숲이나 계곡의 메아리 목정(木精, 메틸 알코올도 가끔 이렇게 쓰지만)을 말한다.
이 메아리 에코(그리이스식으로 부르면)라는 것은 원래 아름다운 님프였다. 님프란 그리이스의 하급 여신, 4등쯤의 여신인데, 젊고 대개는 벌거숭이에 가까운 여신으로서 아주 인간과 비슷하다. 그래서 농촌 사람들의 인기는 흔한 2급 여신보다 훨씬 높았다.
농촌이라고 특히 말한 것은 님프가 사는 장소는 대체로 숲이나 들, 강이나 샘(님프를 물에 한정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혹은 산 같은 데였기 때문이며, 강에 있는 것은 나이아스(Naias, Naiad), 산에 있는 것은 오레아스(Oreas, Oread) 숲에 있는 것은 드리아스(Dryas, Dryad) 등으로 각각 불리었다. 이 에코도 우선 드리아스의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대개 수렵을 다스리는 여신 아르테미스를 따라서 들과 산을 돌아다녔다. 때로는 혼자서, 또는 의좋은 님프를 데리고 샘물로 목욕을 하는 일도 있었다. 목신(牧神)인 파안이 그 모습을 살짝 엿보고는 가슴을 태웠다고 한다.
그런데 에코는 이 이마에 뿔이 난 신을 괜히 싫어하여 뿌리쳤기 때문에 파안은 끝내 화가 치밀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앙갚음으로 마을의 목인(牧人)들을 미치게 하여 에코를 여덟 토막으로 찢어버렸다. 팔렬(八裂) 사건의 시작이다.
토막이 난 그 시체는 땅 속에 감추었다. 그러나 아름다웠던 그 목소리는 아직 신성(神性)을 전한 그대로 남아서 산이나 계곡의 기(氣)에 머물러 메아리가 되었다고 한다.
다른 전설에서는 그녀는 아름다운 소년의 나르키소스(Narkissos)에 이루지 못한 사랑을 쏟아 소년이 자기 모습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빼앗기고만 있고 조금도 돌보아주지 않음을 슬퍼하여 수척해지더니 몸뚱이는 어느 사이에 다 사그러져 없어지고 목소리만이 남았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은, 원래는 제우스 대신이 그녀의 수다스러움과 말참견을 미워하여 스스로는 말을 못 하고 사람이 한 말을 흉내내는 힘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즉 그녀는 원래 제우스 대신(大神)의 비(妃) 헤라(로마에서는 유노) 여신의 시녀였으나, 흔히 있는 바와 같이 수다스럽고 특히 주인 부처의 있는 일 없는 일을 줄겨 지껄이며 돌아다녔고, 언젠가 무심코 제우스의 비밀을 헤라에게 지껄이고 말았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되고 말았다. 어떻든 이와 같은 이유로 그녀는 나르키소스에게 말을 건넬 수도 없이 오직 그가 말한 것을 흉내낼 수밖에 없었다.
한편 나르키소스는 샘물에 비치는 자기 모습을 사랑하여, 거기에 나타난 아름다운 소년을 안으려다가 물에 빠졌다느니 죽었다느니 말하고 있다. 그 생명은 자그마한 수선화(나르시스, 나사시스)로 화하여 짧았던 그 생애를 지금도 물가에서 기념하고 있다.
심층심리학에서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애정 혹은 반대로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반감이나 증오, 그런 선천적인, 말하자면 운명적인 마음의 편향, 보통의 이치로써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이 소위 외디푸스의 콤플렉스라는 것이다.
바로 그대로 옛날 그리이스의 신화 시대에 테바이의 왕이 된 외디푸스(Edipus, 로마식으로는 Oedipus)는 아버지인 라이오스를 모르고 죽이고 역시 모르고 어머니와 결혼하여 네 아이까지 낳았다.
그것은 원래 아폴론신의 계시에 라이오스는자식이 나면 그 자식 때문에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마침 사내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것을 아내 이오카스테에게 처치해 버리라고 명했다.
그런데 이오카스테는 바로 죽이지 않고 -그것이 모정이라는 것이다- 하인에게 명하여 깊은 산중에 버리게 하였다. 그 하인은 이웃 나라에서 온 목인을 만나 그 아기를 건넸다. 그 아이는 이웃 나라 코린토스의 영주에게 양육되었고, 운동 경기에서도 뒤질 줄 모르는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가 언젠가 친구들의 험담에서 의심을 품고 다시(그러나 그로서는 처음이지만) 아폴론의 신탁을 물으니 <결코 고향에 돌아가지 말라. 굳이 돌아가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것이다.> 하였다.
놀란 그는 집에 돌아갈 생각도 잃고 아폴론의 신전이 있는 델포이에서 산속을 정처 없이 헤매었다. 저녁 때가 가까웠을 무렵 그는 산중의 세 갈래 길에서, 저편에서 마차를 타고 오는 노인을 만났다. 길은 좁았다. 앞에 말한 친구들과 싸움을 벌인 외디푸스는 언짢은 기분에서 칼을 빼어 모두를 쫓아버린 다음 마차 위에서 고함 치는 노인을 언덕길에서 마차까지 몽땅 밀어 떨어뜨렸다고도 하고 죽였다고도 한다. 그리고 다시 그는 산길을 걸어서 드디어 테바이 평원으로 내려갔다.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운명은 다음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에서 말하기로 하겠다.
스핑크스란 원래 이집트의 사원이나 능묘 앞에 죽 줄지어 놓인 인면사신(人面獅身)의 와상(臥像)이다.
즉 앉아 있는 사자 몸에 머리는 인간이며, 특히 여자의 얼굴을 가진 것인데, 고대의 조각에서는 날개를 가진 것이나 서 있는 것도 더러 있다.
대체로 본래는 영저거인 존재로서 마귀를 쫓는 주술에 쓰인 것인 듯하다.
그러나 이 스핑크스가 특히 신화에서 불려진 것의 본거지인 뇌디푸스의 전설에서 말한 그리이스는 테바이의 서울이다. 통설에 따르면 라이오스 왕이 죽을 무렵에(아마 그 생존 중부터) 테바이 교외의 계곡에 괴물이 나타나 통행인에게 수수께끼를 내어 만일 이것을 풀지 못하면 잡아먹든지 죽인다는 것이었다.
그 수수께끼란, 아침에는 다리가 넷이고, 낮에는 둘이고, 저녁에는 세 다리로 걷는 동물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으나, 누구도 이것을 아는 이가 없었다. 이 나쁜 괴물을 무서워하여 그 곳엘 가까이 가는 자가 한 사람도 없었고 근방은 아주 적적하였다.
테바이 사람들도 크게 무서워했고, 마침 라이오스 왕이 산중에서 변사했다는 소식을 들은 때부터 한층 혼란해지고 인심은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흉악한 괴물을 퇴치하면 그 공로로 테바이의 주권자로 삼고 남편을 잃은 왕비를 배우자로 주겠다는 포고문을 내었다.
외디푸스가 며칠 동안의 벼랑 끝에 이 괴물이 점거한 계곡에 자기도 모르게 다다른 것은 바로 이 무렵이었다. 전례대로 괴물은 같은 수수께끼 문제를 냈다. 그런데 외디푸스는 쉽게 그 문제를 풀어서 인간이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인생의 아침에는 네 손발로 기어서걷고, 낮에는 두 다리로 걷고, 인생의 저녁에는 지팡이를 짚어 세 다리가 된다. 이것을 들은 스핑크스는 당했구나 하고 거꾸로 계곡에 몸을 던져 죽여 버렸는지 어떤지는 모르나, 그 후로 그 해(害)는 없어졌던 것이다.
이것을 안 시민들은 크게 기뻐하며 공로자인 청년을 읍으로 맞아들였다. 그리고 그를 왕으로 모시어 국정을 맡기고, 원 왕비와 결혼을 시켰다. 즉 왕비는 왕위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떠돌이 청년도 왕비의 배우자가 됨으로써 정권에 대한 자격을 얻은 셈이었다.
젊은 청년이면서도 외디푸스는 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정을 베풀었다. 적어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손쉽게 풀 만큼 전도가 유망하고 이해가 빠른 두뇌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인망을 쌓았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십년 남짓 세월이 흘러 왕비와의 사이에 네 아이까지 두었다.
그 때 악역(惡疫)이 유행하여 신탁을 청하게 되고, 선왕의 살해자를 찾게 된다. 그리하여 외디푸스 왕은 범인이며, 더구나 죽인 것은 자기 친아버지이고, 지금의 왕비야말로 자기의 생모인 사실을 발견하다. 이 경과를 극화한 것이 유명한 소포클레스의 비극 <외디푸스 왕>이다.
이리하여 왕은 자기 악행의 깊음을 깨닫고 참회하는 뜻에서 양쪽 눈을 빼 버리고 왕좌를 내놓고 방랑의 길을 떠난다.
외디푸스 콤플렉스는 이런 타고 난 악행에 번민하는 인간의, 혹은 선천적으로 갖추어진 잠재적인 편향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반드시 병적이라기보다 누구에게나 잠재적으로 가진 가능성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에로, 에로틱 따위로 우리나라에서는 평이 좋지 않고 언짢은 눈으로 노려보는 이 말은 그리이스에서는 당당한 신, 사랑을 다스리는 에로스(Eros)이다.
그의 유서는 대단히 오래이며, 이 세상의 시작부터 존재하는 근본 원리의 하나라고 했다.
그러나 대개는 조금 후대의 사고 방식으로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아들로 생각했고, 대개는 소년, 그것도 점점 작은 사내아이로 바뀌어어서 로마 시대에는 어깨에 작은 날개를 달고, 때로는 활과 화살을 가진 어린이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폼페이의 벽화 등에도 흔히 혼자가 아니고 여러 어린이로 그려져 있다. <사랑>이 단일하지 않고 다종다양하며, 다정다한(多情多恨)하다는 뜻이리라.
곁들여 말하면 로마에서는 그리이스의 에로스에 쿠비도(Cupido, 욕망)를 해당시켰다. 이른바 큐우핏이며, 큐핏 인형은 그 한 변형이다.
세계의 야구단의 이름에는 그리이스 출신의 것이 많다. 이 오리온 외에 자이언츠나 드래곤즈도 같은 부류이고, 이글스나 호엘즈 따위도 그 냄새가 풍긴다. 대개는 미국에서 지은 것이지만, 미국은 또 유럽의 지점(支店)이며, 유럽 문화는 대개 그리이스나 그 판매회사인 로마제국의 문화를 계승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 오리온이라는 것은 우선 하늘에 있는 성좌의 이름으로서, 특히 겨울 하늘에 빛나는 두드러진 세 개 혹은 네 개의 별이다.
그것은 <오리온대(帶)>로 알려졌으나, 이런 성좌의 이름은 대개 그 신화에서 나왔다. 오리온 성좌 아래,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지만 이를 따라서 오르는 것에는 큰개자리, 작은개자리라는 것이 있고, 이 큰개자리의 주된 별이 저 시리우스별이다.
이 별은 하늘에 있는 모든 별 가운데서도 특히 빛이 세며, 여름이고 겨울이고 없이 창백한 빛살을 하늘 끝으로 내쏘고 있으므로 옛날부터 사람들의 눈을 끌어 오고 있다.
항해를 큰 일거리로 삼아 온 고대의 그리이스인(물론 지금도 무역상에는 유력한 그리이스인이 있고, 세계에서 유명한 오나시스
아리스토텔레스.소크라테스라는 대단한 이름이었으나 - 선박회사의 소유주도 그리이스계이다)은 일찍부터 별에 눈을 돌렸고, 헤시오도스(BC8세기경)의
서사시도, BC6세기 초의 서정시인 아르카이오스에도 서열(暑熱)로서 인간의 정기를 말리는 앙화(殃禍)의 별로 노래하고 있다(그리이스 이름
세이리오
이 큰개, 작은개라는 것은 원래 그리이스의 신화를 따르면 거인 엽사(獵師) 오오리이오온이 늘 길러서 길들인 사냥개였다. 그리고 언제나 주인을 따라서 야산을 뛰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 거인은 바다의 주신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하고, 대지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어떻든 그는 몸집도 크고 살집도 좋고 헌걸찬 데다가 대단한 남성미를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새벽의 여신 에오스(아우로라)가 그를 좋아하여 데로스 섬에 데리고 가서 애무했다(장소는 조금 의심스럽다). 거인인 그는 또 힘대로 큰 일도 했다. 이탈리아와 시칠리아 섬 사이의 잔크레(후의 멧시나) 항구에는 그가 큰 바위를 끌어다가 만들었다는 제방이 있다.
그런데 그는 아폴론의 누이인 아르테미스신(그녀의 시녀라고도 하지만 풍설은 가지각색이다)에게 불손한 행동을 하고, 혹은 여신에 대하여 있을 수 없는 무엄한 짓까지 하려 했기 때문에, 물론 정결의 사신(司神)인 아르미테스는 직책상으로도 그를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여신은 거대한 전갈을 꺼내어 오오리이오온의 발뒤꿈치를 물게 했다. 대단한 오오리이오온도 여기에 맥을 못추고 고통 끝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여신은 이 공적을 칭찬하여 그 전갈을 하늘로 올려져 개와 함께 성좌가 되었다. 이것이 오리온 성좌와 큰개자리, 작은개자리의 유래이다. 그래서 별이 되고 나서도 오오리이오온은 전갈을 무서워하여 하늘에서 그 앞을 피하고 도는 것이라고 한다.
전갈자리는 여름에 남쪽 하늘에 붉은 빛을 내는 안타레스성 일대의 별자리로서, 중국에서는 분명히 심성(心星)이라고 부르고 있다.
Orpheus, Orphee 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 이 유명한 고대 음악인의 전형은 그리이스어로 바르게 읽으면 우선 오르페우스(라틴어도 같다)로서 유사(有史) 전의 전설적인 음악가이다.
가진 것은 리라 즉 그리이스의 수금(竪琴)이며, 현의 수는 확실치 않으나 일곱 가닥 정도인 모양이다. 노래의 교묘함은 대단한 것이어서 야산의 사나운 짐승도 이것을 넋을 잃고 듣느다. 숲의 나무들마저 누래의 정감을 느끼고 바다의 파도까지 그 목소리를 죽이고 잠잠해졌다고 한다. 이것은 그가 거선(巨船) 아르고오의 원정에 참가해 가던 도중의 일이었다.
오르페우스의 전설로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내인 에우리디케(Eurydike, 영.불은 유리디스의 죽음을 슬퍼하여 저승에 간 이야기이며, 에우리디케는 뱀에 물려 죽었다고 한다. 그 뒤를 따라 명계(冥界)에 가서 그 슬픔을 거문고와 노래로써 나타내었더니, 마음이 있는 자는 말할 것도 없고, 마음이 없는 것, 이를테면 시시포스의 바위도 비탈길의 도중에서 멈추어 떨어지지 아니했고, 익시온의 차도 멈추고, 탄탈로스를 물도 물러가기를 잊고 그 노래를 들었다(그래서 아마 탄탈로스는 노래를 잊고 물을 한 잔 마실 수 있었을 것이다). 명계의 왕도 여왕도 감탄한 나머지 에우리디케를 돌려주었으나, 다만 도중에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뒤돌아보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받았다.
에우리디케를 두로 딸리고 이 세상으로 올라오는 도중에 그는 무서운 불안에 사로잡히어 황천의 여왕이 자기를 짊어진 것이 아닌다 하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끝내 참지 못하고 뒤돌아보자마자 에우리디케는 넘어져서 다시 숨을 거두었다고도 하고, 어둠 속에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고도 한다. 그래서 그는 다시, 명왕부(冥王府)로 돌아갔으나, 이번에는 명계도 그를 맞아 주지 아니했고, 그 후 드디어 그는 트리키아의 미친 신녀(信女)들에게 붙들리어 여덟 토막으로 찢겨 죽었다고 한다. 부활의 비밀 의식을 가진 신비교(神秘敎)의 오르픽의 가르침은 이 전설을 중심으로 하며, 후에 그리스도교에도 영향을 준 바가 적지 않았다.
아틀라스(Atlas)란 보통 지도라는 의미로 사용되며, 도표 따위도 때로는 그렇게 부른다. 이 말이 대서양의 어틀랜틱 오우션(Atlantic Ocean)과 같은 것이라고는 바로 생각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양쪽이 모두 원래는 그리이스 신화의 거인 아틀라스에서 왔으므로, 이 아틀라스는 그리이스 신계의 주신 제우스보다 1대 앞의 거인신 티탄의 일족이다. 그래서 제우스가 티탄들을 평정하여 전세계의 통친권을 장악하고 있고, 아틀라스는 그 벌로서 이 대공(大空)을 그 어깨로 빋치고 있을 것을 명령 받았다. 하늘은 무게가 없을 듯 보여 가벼울 것 같지만, 실은 물리학에서도 가르치듯이 대단한 무게를 가진 것이다. 그래서 아틀라스는 거대한 팔에 언제나 피로를 느끼고 땀을 흘리며 이것을 그 어깨로 떠받치고 있다.
한때 호걸 헤라클레스가 와서 이 무거운 짐을 잠깐 대신하여 졌을 때, 그 유명한 대호걸마저도 자칫했으면 녹초가 되어 버릴 뻔했다고 한다.
때로는 이것이 하늘이 아니고 전지구라고도 생각된다. 지도 같은 것은 그런 모양에서 온 것이리라.
한편 어틀랜틱 쪽은 이 아틀라스가 있는 장소가 세계의 훨씬 서쪽 끝의 대양에 면한 데라고 생각되었고, 차차 서방의 지리가 밝혀짐에 따라서 아프리카의 서북단에 솟은 아틀라스 산맥(말할 것도 없이 이 이름은 나중에 붙인 것이다)이 거인의 화신이라고도, 상징이라고도 간주되었다. 그 바깥쪽 바다, 즉 대서양이 이 <아틀라스의 대양>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이 바닷속에는 플라톤 같은 이가 전하고 있는 아틀란티스(Atlantis)라는 큰 섬이 가라앉아 있다고 생각되었다. 옛날 번영한 훌륭한 도시가 있었던 것을, 신들의 기분에 거슬리지 않을까 하여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이름이 먼저 있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훌륭하나, 속에 알 수 없는 재앙을 감추고 있는 것, 분쟁의 근원, 격렬한 불화와 타격, 재난의 원인이 된다. 사과라는 것이 참말 얌전한 과일임은 <사과의 노래>로도 아는 바와 같다.
고대 그리이스에서 사과는 한결같이 애정의 표로 삼아졌고, 연인들은 사과 던지기를 하였다고 한다. 즉 연모하는 사람이 길을 지나갈 때 남몰래 숨어서 사과를 던져 뜻이 있음을 나타낸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이 황금의 사과라는 것은 물론 황금이기 때문에 보통 사과가 아니다. 아주 옛날 트로이 전쟁에 그리이스측 제일의 용장이라고 기려지던 아킬레우스의 아버지 페레우스가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대신 제우스의 특별한 분부로 결혼하였다. 그 피로연 때에 열석(列席)한 올림푸스 신들 앞에 분쟁의 여신 에리스가 불쑥 나타나서 식탁 위에 사과를 내던졌던 것이다.
이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보낸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원래 이것은 이 연석(宴席)에 에리스를 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원한을 품고 소동을 벌이려고 계획했던 것이다. 그러나 분쟁이나 불화의 여신을 결혼 자리에 초청할 자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무리한 일이라 하지만, 에리스 여신으로 보면, 자기만이 따돌린다고 화를 내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어떻든 그리하여 나란히 앉은 여신들 가운데서도 자신이 있는 만만치 않은 패거리들만 일어서서 이 사과를 자기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자의 싸움은 기가 막히다.
제우스도 이에는 완전히 난처해져서(옛날부터 성질이 억센 여자만큼 성가신 것은 없다) 죄도 없는 파리스에게 심판역을 떠맡겼다. 그 뒤의 경과는 다음의 <파리스의 심판>을 참조하기로 한다.
그리이스의 무한 지옥, 타르타로스에서 여러 가지 책고(責苦)를 받은 자들 중 탄타로스와 나란히 유명한 것은 시시포스(시지포스는 프랑스 표기, 카뮈의 논문으로 유명)이다. 지옥에 있더라도 이만큼 이름이 팔린다면 상당한 것이다.
그런데 그가 하는 일은 어떤 것이냐 하면, 비탈길로 큰 돌(바위라 하는 편이 어울린다)을 굴려서, 굴린다면 즐거운 일 같지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고 위로 밀어 올리는 것이므로, 비탈길 위에까지 땀 흘려 간신히 밀어올렸다고 생각하면 바위는 저절로 아래까지 굴러 떨어지고 만다. 그래서 시시포스는 또 아래로 내려가서 영차영차 하며 바위를 밀어올린다. 즉 일종의 영구 운동, 페으페투움 모빌레(Perpetuum mobile)를 하는 셈이다.
어찌하여 이런 벌을 받게 되었는지, 이것도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 그는 대체로 계보학자들이 말하는 바로는 뒤의 이야기에 나오는 판도라와 에피메테우스와의 자손으로서 대개의 영웅들의 선조인 아이올로스의 아들로 되어 있으나, 실은 훨씬 오래 된 그리이스 지방 선주민의 신이거나 영웅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어떤 일에 대하여 방해를 하여 지옥에 내쫓겼던 것이리라.
그는 인간 가운데서 가장 교활하여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나이였다고 한다. 그 죄과도 죽음의 신을 속여 한 번 죽었다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라고도 하고, 제우스 대신의 비밀 이야기를 폭로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제우스가 아소포스강의 하신(河神)의 딸을 훔쳐 갔다. 그것을 혈안이 되어 딸의 행방을 찾아 헤매는 부친에게 가르쳐 주었다는 것이지만, 어쩐지 천박한 인간의 잔재주로 추측한 것 같다.
어쨌든 그가 영리하고 억센 사나이였다는 것과 시를 열심히 통치했던 것(그는 코린트의 왕이었기 때문에)은 틀림이 없다. 이만한 인간(억세기만 한 자는 상당히 있는 모양이나)은 이즈음 그리 흔하게 찾아볼 수 없는 사나이다.
거인군이라 하면 누구라도 알고 있는 이 자이안츠(Giants)도, 생각해 보면 괴상한 철자의 어려운 글자이다. 원래는 그리이스의 대지에서 태어난 거인들, 기간테스(프랑스어로 gigantes가 되는데 영어는 이 프랑스어에서 왔다)이다.
그들은 올림푸스의 신들이 세계의 통치를 시작했을 무렵, 대지에서 태어나서 신들을 배반하여 싸움을 걸었다. 무서운 몸집으로 불과 같은 눈을 가지고 넓적다리에 큰 뱀과 같은 비늘이 나서 대단한 모습이었다. 미마스라든가 에피아르테스라든가 엔케라도스 등의 거인이 앞장서서 신들과 싸웠으나, 드디어 제우스의 번갯불이니 헤라클레스의 화살 등에 패하여 죽거나 지하에 처넣어지거나 하여 각각 혼이 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거인이라고 하는 경우에는 이 진짜 자이안츠이 이야기에 구애되지 않고 보통 사람 이상으로 강력하고 굉장한 사람이라는 뜻일 것이다.
여름으로부터 가을에 걸쳐서 불어오는 태풍과 티푸스의 배합은 좀 이상하지만, 어원적으로 말하면 두 가지가 다 그리이스어의 동근(同根)이라고 생각되는 말에서 나왔다. 그것은 열기가 김을 품고 뭉게뭉게 피어나는 현상 내지는 몽롱한 모양을 일컫는 것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하긴 타이푼에는 한자어의 타이푼, 즉 태풍도 있을 것이다. 이 말의 나이를 따져 그것이 적어도 원(元)이나 명(明)나라 이전부터이고 서양(라틴어의 영향은 없다 하더라도)으로부터 이입(移入)이 아님을 확인해야 하지만.
어떻든 그거서이 그리이스의 원시적인 괴물로서 제우스에게 압복당한 튜포스(Typhos : 튜폰
서양이 동양에 와서 몬순이나 태풍의 무서운 모양을 보고 아마 그 이름에서 생각해낸 것이 이 몽롱한 기운을 뿜어 올리는 괴물이었다.
거기서
티푸스(typhoid fever 또는 typhus)도 같은 뿌리이지만, 이것은 열이 대단하여 땀이나 김을 낼 뿐만 아니라, 정신 멍하여 열기를 쐰 것 같이 된다. 튜포스란 이 격심한 몽롱함, 열기를 말하는 것으로서 물론 세균학이 발달하지 못한 탓이라고 보인다. 어떻든 인체 내의 태풍이라고 하면 좋을 것이다.
서 있을 수도 엎드려 있을 수도 없을 만한 대단한 고통을 영어에서는
이 탄탈로스(Tantalos)란 어떤 자이냐 하면 역시 그리이스 신화에서 제우스 대신의 자손이라고 불리며, 소아시아, 지금의 터어키 서북부의 프리키아 지방의 왕이었다. 왕은 대개 그리이스에서는 제우스 대신의 자손이 되게 되어 있었는데, 이 탄탈로스도 시니의 은총으로 교만해져서 신들을 깔보거나 시험해 보는 일이 가끔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가 천벌을 받았다는 소행은 분명하지 않으며, 제우스를 비롯하여 신들에게 출입하는 사이에 엿들은 천계의 비밀을 인단에게 누설한 탓이라고도 하고, 그 연회에서(아마 사환의 심부름을 하거나 부엌을 치우거나 할 때였으리라) 신들의 음식인 신주(神酒) 넥타르와 신찬(神饌) 암브로시아를 훔쳤다느니, 가장 심한 것은 자기 아이 페로푸스를 죽여서 손발을 갈기갈기 찢어 이것을 보통 고기처럼 신들의 식탁에 올려 놓았다느니 하고 있다. 물론 대개의 신들은 이런 불경을 바로 간파하고 먹지 아니했다. 오직 한 사람 최근에 딸을 막 유괴당한(어린이의 유괴 사건이란 실로 고대 그리이스 시대부터 있었다) 여신 데메테르는 생각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한입 먹고 말았다.
제우스는 크게 노하여 탄탈로스를 명계(冥界)로 보내어, 그 밑바닥의 타르타로스(탄탈로스와 틀리기 쉬운데 Tartaros)에 넣어 기갈의 형에 처했다.
그는 개천에 무릎까지 잠기어 큰 바위 그늘에 세워졌다. 어깨 머리에는 가지가 휠 만큼 열매가 열린 과일나무가 늘어져 있었으나, 그 열매를 따려 하자 갑자기 가지가 피해서 올라가 버렸다. 발밑의 물을 마시려고 몸을 구부리면 순식간에 물이 빠져 바닥이 나 버리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그는 영원히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눈앞에 보면서 마시지도 먹지도 못한 채 기갈에 우는 것이다.
덧붙여, 산산이 찢긴 탄탈로스의 아들 페로푸스는 신들의 힘으로 다시 몸이 맞추어져서 되살아났으나, 데메테르가 먹어 버린 어깨의 살만이 모자랐다. 그래서 제우스가 그 곳을 황금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세상에 전해지는 유명한 그릇인 천목(天目) 찻잔이 이가 빠졌을 때와 같은 것이다.
용이라는 것은 동양, 그것도 중국의 산물 같지만, 서양에도 옛날부터 그리이스에 용 비슷한 것이 있었다. 그것이 이 드래곤(Dragon)으로서 원래는 라틴에서 그리이스로 거슬러올라가 드라콘(drakon)이 된다.
그러나 그리이스의 드라콘은 용이라기보다는 큰 뱀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이스의 아주 옛날 유명한 용으로서는 델포이(Delphoi, 보통 델피라고 한다)의 아폴론 신사 지역에, 그 곳이 아직 깊은 계곡이었던 무렵에 살고 있었다고 하는 대사(大蛇) 퓨톤(Python)이 있다.
그 이름을 딴 파이돈(영어식 발음)은 거사(巨蛇)의 속명(屬名)이기도 하고 몸집이 큰 남자의 별명이기도 하다. 통과 같은 굵기의 통체를 가지고 불을 뿜어낸다고 한다. 그것이 아폴론에게 퇴치되었다.
그밖에도 메네아의 계곡에 사는 대사(大蛇), 테바이의 샘이나 코르키스의 숲 등에 사는 드래곤은 곳곳에 있었다.
그것이 점점 꼬리지느러미가 생겨서 날개를 가진 괴수들과 혼동이 되어, 서양의 날개 있는 용이 되었다.
헬렌은 세계 제일의 미녀의 대명사요, 트로이는 그녀가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유혹에 바람이 나서 왕자 파리스의 달콤한 말과 교사를 받아 사랑의 도피 행각을 한 도시이다. 그러므로 트로이의 헬렌이란 소위 경국(傾國)의 미와, 그것이 지닌 위기와 위험을 상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헬렌, 옛날 그리이스식으로 바르게 말하면 헬레네(Helene)의 아름다움은 많은 여인의 동경으로서 그 이후 헬레나, 헬렌, 엘레나, 엘레느 등 각국에 그 이름을 분떠서 부르는 부인이 수없이 많다.
물론 그들이 모두 그녀와 같이 유혹하는 사나이가 있으면 떠나겠다는 로맨스를 동경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는 헬렌 켈러와 같은 훌륭한 부인도 있다.
첫째 근원인 헬레네도 그녀가 파리스의 유혹에 끌려 트로이(바른 말은 트로이아
그래서 본디 남편이었던 스파르타의 왕 메네라오스는 트로이 함락 후에 이집트 표류하여 거기에서 아내 헬레네를 만났다(비극 시인 에우리피데스 작 <헬레네>의 줄거리, 원래는 BC6세기의 시인 스테시코로스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고 하는 설도 상당히 유력(무엇에나 여러 가지 설이 있는 것이므로 이상할 것이 없다)하다.
또 사실을 말하면, 이 헬레네는 인간인 여자가 아니고 원래는 여신으로서 수목의 정령과 같은 것, 일설에서는 달의 여신과 같다는 등 여러 설이 있다.
어떻든 일반적으로 유포되는 바로는 백조의 모습으로 화한 제우스신이 미녀 레다(흔히 서양 명화에 백조를 안은 나녀의 그림이 이것이다)와 접하여 낳게 한 알에서 나왔다 하므로 세상의 여는 여인이 아님은 확실하다.
그녀는 레다의 세상에서의 남편 튠다다레오스의 딸로서 그 소유령 스파르타를 신랑인 메네라오스와 함께 계승했으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의 내방을 맞아 사랑의 도피 행각을 하게 된다. 그 경과는 트로이 전쟁과 함께 <파리스의 심판>과 <목마 계책>의 항을 참조하기 바란다.
원자력 잠수함의 이름으로 등장한 트라이튼(Triton)도 그리이스의 신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는 이류 내지 삼류의 신격(神格)으로서 그다지 영향럭이 없다.
바다의 주신 포세이돈의 아들인데 머리는 과히 좋은 편이 못되고(포세이돈의 아들들은 모두 난폭자가 많고 제 구실을 하는 자는 극히 적은데 유전자라도 나쁜 것이 아닌가 한다) 평소에는 바닷속에 숨어 있다가, 날씨가 좋고 해면이 잔잔한 화창한 날에 해면에 나타나서 태평스럽게 소라고동을 불러 작은 물고기와 돌고래를 불러모아서 노는 정도가 그의 재주였다.
보통은 큰 뱀 모양의 몸에 머리에서 허리 위쯤까지가 인간(조금 나이 든 남자 같다)이다. 꼬리는 대개 말려 올라가서 고동처럼 보인다.
그리이스명은 트리톤(Triton)이며, 로마시에는 저 <즉흥시인>으로 유명한 <트리토네의 샘>이 있다. 이것도 트리톤의 석상이 분수샘 한가운데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 이름을 지은 것이다. 원래는 그리이스 민족 내왕 이전부터의 수역(水域)의 신령이었으나, 바다의 주신으로서 포세이돈이 적극적으로 나타나서, 그 아래에 놓인 것 같다.
서양의 시가, 혹은 넓게 말해서 문학 그리고 나아가서 문화(?) 생활 전반에 걸쳐서 아름답거나 정취가 있다거나 하는 데에도 역시 일정한 통칙이 있다.
우리나라 같으면 우선 설중매든가, 꽃이라면 무궁화에 국화, 목련에 모란이라는 식의 것이 서양에도 있다. 그 가장 첫째는 말할 나위도 없이 장미이며, 이것은 실로 호메로스 이래(호메로스는 서양 문학의 발단이므로 그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다)의 전통이라 해야 할 것에 속한다. 거기서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장미 손가락>이라고 불리며, 아침 하늘에 몇 줄기나 길게 뻗친 붉은 구름이 장미빛을 띤 여신의 손가락에 비유되고 있다. 그리이스 첫째의 여류시인 사포도 우아한 여신들의 신원(神苑)에 장미가 난만하게 되어 있는 모양을 노래하고 있다.
장미는 봄의 꽃이요, 사랑의 표이기도 했다. 들에 피는 장미는 꺾어서 화환을 만들어 신전에 바치거나 애인의 목에 걸어 주었다.
장미 외에 지금도 흔히 문학 등에 나타나는 그리이스 전래의 꽃에는 백합이 있고 제비꽃도 있다.
백합은 흰색이고 제비꽃은 보라빛이다. 빛이 검고 춤을 잘 추는 소녀 무희는 제비꽃에 비유된다. 그밖에도 사프란이나 아네모네, 히아신스, 우리나라에서도 크로커스라고 불리는 이른 봄에 피는 황색이나 붉고 작은 풀꽃은 그리이스 이름의 크로커스이다.
새 가운데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것은 꾀꼬리인데 노래를 잘 하고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그리이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포 외에도 쟁쟁한 서정시인 아나크레온(BC6세기)이나 모니데스(BC5세기초)도 꾀꼬리의 아름다운 시를 만들었다. 서양의 일반의 꾀꼬리는 밤에 우는 나이팅게일이라는 새이다. 그리이스의 꾀꼬리는 시의 법칙에 따르면 아무래도 새벽녘에 우는 것이 우리나라 꾀꼬리와 같은 모양이다.
그리이스인은 새에게 대단한 관심을 가졌던 모양이며, 새의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귀여워한 새는 꾀꼬리 외에도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꾀꼬리와 거의 마탄가지로 <봄의 전령>으로서 좋아한 것은 제비였다. 이른 봄에 로돈 섬의 어린이들이 걸아가면서 부르는 제비의 노래는 유명하였다. 그 밖에는 예의 백조가 그리이스 전래의 새로서 아폴론의 심부름을 하는 새라고 간주되고, 겨울이 되면 데로스 섬의 아폴론 신전의 연못에 날아 온다고 했다. 그 신화 전설도 꽤 있다. 그 밖에는 학이라든가 자고, 개똥지바귀, 물총새, 인가에 모이는 참새나 까마귀는 물론 집오리, 오리기러기, 백로 등 많이 있고 문학과의 관계도 제법 깊다.
이것도 이른바 서양의 명화 같은 데 있을 법한 제목이다. 벌거벗은 아름다운 여신들이 몸을 뒤틀거나 혹은 새침한 표정으로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다.
그것을 목동 행색의 젊은 남자(소년이라 해도 좋으리라), 아직은 순진스런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황홀한 듯 바라본다. 그의 손은 양을 쫓는 한 자루의 막대기와 피리를 쥐고 있다. 이것을 현대식으로 바꾸어 그린다면 서부의 키우보이, 꼭 끼는 가죽바지에 올무라도 들고 있겠지.
이 파리스, 즉 이 목동풍의 소년이야말로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아들로서, 그가 태어날 때 장차 국가에 큰 화를 불러들이리라고 하여 깊은 이다의 산중에 버리렸던 자였다.
그에게 젖을 먹여 기른 것은 암콤이라고도 한다. 그는 무사하게 자라 아름다운 소년이 되었다. 그리하여 지금 제우스 대신으로부터 세 여신 가운데서 누가 제일 아름다운가를 판정하는 대임을 분부 받은 것이었다. 파리스라 하면 미소년, 미청년의 대명사로 썼다. 난봉꾼, 여색 때문에 몸을 그르쳐 나라에 화를 끼친 전형적인 인물이 된 것은 전혀 그의 불운이었다.
미스 OO 대회라 하더라도, 만일 그녀들이 두려움 때문에 우대하는 두목이거나, 살인 청부업자인 형님들의 애인이었다면 적이 그 심판은 사양할 만한 것이었으리라. 하물며 세 여신은 제우스의 비(妃)로서 질투가 심한 헤라와, 창으로 투구를 꿰뚫고 무서운 고르곤을 붙인 방패를 가진 무용(武勇)의 여신 아테네와, 또 한 사람은 미와 사랑의 여신이지만 마찬가지로 가끔 살인을 하고 있는 아프로디테임에랴.
그래도 젊은 파리스는 색욕에 져서, 아프로디테를 미스(?) 올림피아라고 판정했다. 그리하여 여신으로부터 절세의 미녀 헬레네를 주선 받았으나, 이윽고 몸을 망치고 나라를 망쳤다. 삼가야 할 것은 색이다.
이런 제목의 소설도 있지만, 말하저면 화의 원천이 되는, 거기서 여러 가지 불행이나 재난이 나오는 근원이라는 의미인데, 특히 여자가 가진 물건이나 여자에게 관계된 물건이 재난의 원인이 되었을 때 사용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양, 곱고 사람의 욕망을 부채질하는 장식품이나 기구에서 엉뚱한 재난이 일어나는 수가 있다. 그것이 판도라의 손궤이다.
그럼 판도라는 무엇이며, 어느 곳의 어떤 인물이냐 하면, 이것도 그리이스 우선 신화라도 하는 편이 빠르겠다.
<백단향은 떡잎 때부터 향기롭다>(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말은 동양 속담이지만, 인간은 어릴 때부터 나쁜 짓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대신 제우스는 정나미가 떨어져 버렸다. 일설에는 인류를 질투했기 때문이라고도 하나, 금전이든가 자본주의라는 것 따위가 없었던 시대의 일이었으니까, 어떻든 인류의 조금 따끔한 맛을 보여서 정신을 차리게 해 줄 생각에서 인류로부터 불을 빼앗아 버렸다. 일설에서는 인간은 아직 불을 몰랐고 단지 생활이 곤란해졌을 뿐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불을 가지지 못한 인류는 겨울의 추위에 떨고 밤에는 또 들짐승의 습격에도 떨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요리도 요리학교 같은 것도 없었고, 고기나 곡물도(그러나 고깃간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의문이지만) 모두 날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을 가련하게 여기신 이가 거인신 프로메테우스였다. 그는 본디 대신 제우스 정권에서는 방계격이라 평소부터 따돌림을 받는 처지였으므로 비참한 인간들을 도와 주려고 생각했다. 즉 불씨를 인간에게 주고 그 사용법도 가르쳐 주려 했던 것이다.
산삼의 시든 고갱이를 뽑아서 옷속에 살짝 감추고는 하늘로 올라가서 태양신의 마차의 불 타는 바퀴에 감추어 온 그 시든 풀을 갖다 댔다. 태양이 불 타는 돌덩이라는 것은 그리이스 철학자 아낙사고라스(BC5세기)가 시작한 설이이지만, 그 무렵 대개의 그리이스인, 물론 프로메테우스 등도 태양은 사두(四頭) 마차에 탄 신으로서, 매일 아침 불 타는 불수레를 타고 동쪽 끝에서 하늘에 올라 서쪽 끝의 대해(大海)로 들어간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 바퀴에 갖다 댄 풀은 타기 시작하여 프로메테우스는 그것을 가지고 서둘러 하계(下界)로 내려와 인간이 사는 동혈(洞穴)로 가서 불을 옮긴 다음 그 붙이는 법과 사용법 등을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악사천리(惡事千里)라 했듯이, 그것은 삽시간에 탄로 나고 말았다. 아무래도 연기가 나고(불이 없는 데서는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무렵의 격언이다), 밤에는 불을 보듯이 뚜렷하므로 곧 제우스에게 들키고 말았다. 격노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처벌을 명령하는 한편(이것은 옛날 일이라 면직이나 감봉으로 끝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인간에게는 그에 상당한 엄벌이라고 생각해 낸 것이 이 판도라였다.
즉 제우스는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명하여 찰흙을 이겨서 여신의 모습을 만들게 하고 여러 신들에게 일러서 각기 알맞은 선물을 이에 주게 했다. 판도라(Pandora)라는 이름은 <모든 선물의 여인>이라는 뜻이다.
그리하여 미의 신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움과 우아한 몸짓을 아테네는 훌륭한 손재주와 기예를 주었다. 그 중에서도 헤르메스(그는 장사꾼과 소매치기와 도둑의 우두머리였다)는 능글맞은 마음과 교묘한 말재주와 교활한 지혜를 주었다고 하나, 아마 비뚤어지기 쉬운 어느 사나이의 험담일 것이다.
어떻든 이렇게 하여 곱게 단장을 한 아가씨, 최초의 여인 판도라를 데리고 사신(使臣) 헤르메스는 프로메테우스의 아우 에피메테우스 있는 데로 찾아 왔다.
그는 전부터 형한테서 제우스의 선물에는 조심을 하라는 말을 들어왔으나, 자신도 모르게 귀여운 눈매와 아름다운 목소리에 끌리어 판도라를 집안에 맞아들여 버렸다. 그런데 그녀는 제우스에게서 선물로 상자 하나를 받아 왔다. 제우스 이 속에 무엇을 넣고는 절대로 열여서는 안 된다고 엄명했다. 지나친 말을 한 것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벽장 깊숙이 넣어 두고 잊어버렸을 것을 매일 바라보면서 집을 지키는 판도라는 날이 갈수록 열어 보고 싶어져서 견딜 수 없었다.
그리하여 끝내 아가리의 봉인을 뜯고 살짝 뚜껑을 벗겨 내자 이상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 올랐다. 그 속에는 온갖 괴물의 모습이 득실거렸다. 즉 404 가지 병을 비롯하여 지진, 번개, 화재 기타 모든 인간 세계의 재난의 씨앗이었다.
그 때까지는 태평하게 살 수 있었던 인간이 재난에 싸이게 된 것은 이 때 판도라가 ㅊ??ㄱ한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판도라의 손궤의 유래인데, 이 상자는 사실은 흙을 구워서 만든 단지였다고 한다. 근무처에서 돌아온 남편 에피메테우스가 판도라에게 무엇이라고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했는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은 지금도 대개 의학적으로 처녀막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모양이나, 원래는 혼인의 신을 말하는 것이다. 남신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떻든
혼례가도 히메나이온이라고 불리며, 노래 속에 오 휴멘, 휴메나이에(O Hymen, Hymenaie)라는 후렴이 있고, 그리이스의 여류 시인 사포나, 이를 본뜬 로마의 서정시인 카틀루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날개를 가진 천마(天馬)인 페가소스(Pegasos : 라틴어로는 페가수스
이 여괴(女怪)는 바다의 주신 포세이돈의 아들을 잉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은 포세이돈의 아들(포세이돈 신은 때로 말의 형상을 취하는, 말과 깊은 인연을 가진 신격<神格>)이 된다.
이 말은 여러 영웅을 따라다니며 공적을 세웠으나, 평소에는 올림푸스 산정의 제우스 신 곁에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 있는 페일레네(Peilene) 섬에 물을 마시러 왔다고 한다. 페가소스는 또 제우스의 전광의 상징화라고도 한다. 그 이름은 아마 <샘(Pege)>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오랜 그리이스 민족이 이주하기 전부터의 명칭일 것이라고 상상되고 있다.
조금 어려운 듯한 이 명칭은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며, 반양반음(半陽半陰), 즉 남녀 양성을 갖춘 자라는 뜻이다.
그것에 따르면 이 헤르마프로디트란 본래는 남성으로서 처음에 소아시아의 서북단 트로이에 있는 높은 이다산 속에서 숲의 님프들에게 양육되었는데, 참으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에 어울리게 귀엽고 깨끗한 모습의 소년으로 자랐다. 15세가 된 무렵 님프들은 하계의 인간 세계에서 수업(修業)을 시키려고 그를 산에서 내려 주었다.
그는 그로부터 해변에 면한 나라들을 거치며 남쪽으로 여행을 계속하여 마침내 카리아의 사르마키스라는 연못가에 이르렀다. 그 못에는 한 님프가 갈대밭에 숨어서 살고 있었는데, 물을 마시려다가 못에 비친 소년의 모습을 보고는 갑??기 뜨거운 생각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러나 순진한 소년은 다가오는 님프를 냉정하게 거부하며 쫓아 보냈다.여름의 뙤약볕에 더위를 참지 못한 소년이 옷을 벗고 못에 뛰어들어 헤엄을 치기 시작했을 때, 골똘히 생각한 님프는 마침내 자기도 물에 뛰어들어 물 속으로 숨어 가서 소년을 껴안았다. 그리고 신들에게 빌며 이제 영원히 떨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간청했다. 신들은 그 기도를 들었고 이리하여 한 몸에 남녀의 양성을 갖추어 아름다운 소년에게 소녀 같은 상냥함과 교태를 갖춘 헤르마프로디트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 이 때 헤르마프로디트 소년도 손을 높이 들고 이후에는 이 못에 들어가는 남자의 성을 모두 약화시켜 작용을 없애 달라고 기원했기 때문에 그로부터 이 못의 물에는 이와 같은 작용이 생겼다고도 한다. 만일 이와 반대였다면 병에라도 채워서 대단한 값으로 팔렸을 것이다. 그러나 이 종류의 약도 특히 로마 시대에 들어와서부터는 크게 연구된 듯하며, 한나라와 당나라처럼 그 때문에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켰다는 이야기도 흔히 있다.
강정(强情)의 힘으로는 첫째 가는 신은 프리아포스(Priapos)로서, 이 신도 헤르메스의 아들이라고 하는데, 땅딸막하고 수염이 많은 중년을 넘은 남자의 모습으로 장대한 남근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당당하고 천성이 바른 신이 아니라 삼등신 이하이지만 민간에서는 꽤 널리 숭배를 받은 것 같으며, 특히 전답이나 항구 거리에 많다. 신도나 교단도 펴져 있었던 듯하며, 1세기의 소설 <사티리콘>에도 그 상태가 적히어 있다. 오늘날 말하는 프리아피즘이란 어떤 영향 때문에 남근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병적으로 발기되어 있는 상태를 기리키는 의학상의 용어이다.
사이렌(Siren)이란 작업 시작이나 종업 시간 같은 때 울리는 것이지만, 이것은 그런 멋 없는 것이 아니라 반은 새이요 반은 젊은 부인의 모습을 한 당당한 마물 즉 마녀였다.
세상이 말세라 하지만 이것이 공장의 기적으로 격하된 점은 개탄해 마지 않을 일이지만, 영어의 좀 큰 사전을 찾아 보면 사람을 꾀는 나쁜 여성이라든가 아름다운 여성(女聲)의 가수라는 등의 뜻이 나와 있다.
이 사이렌이 한창 활동한(그러나 전시 중이 아니라) 것은 지금부터 3천 년 전쯤의 그리이스에서였으며, 호메로스의 작품이라고 전해지는 <오딧세이> 속의 이야기이다. 그 무렵 오딧세이는 배를 타고 트로이에서 고향인 이타케 섬으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장소는 지중해의 어디쯤인지 모른다. 아주 옛날에는 이 근처 일대에 여러 가지 괴물들이 살고 있었던 것 같으므로 이
사이렌(그리이스어의 원어는 세이렌
그런데 오딧세이 일행은 이전부터, 이것도 요녀의 동아리로서 태양신의 딸이라는 키르케에게 이 사이렌 패거리, 왜냐하면 사이렌은 두 사람이라느니 두 마리라느니, 세 마리니 네 마리라고도 하는(즉 실제로 본 인간은 모두 잡혀 죽었으므로, 불확실하지만 한 마리는 아닌 것 같다) 것의 위험에 대하여 예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드디어 사이렌의 바닷가에 가까워지자 수부들에게 일러서 각자 귀에 단단히 채우고, 자기 신체는 중앙의 돛대에 열 겁 스무 겹으로 묶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절대로 풀어서는 안 된다고 엄명했다.
이윽고 사이렌들의 노랫소리가 물결 위를 타고 들려 오자 오딧세이는 몸을 뒤틀며 가고 싶어졌으나, 들리지 않는 수부들은 태연한 표정으로 어이없어할 뿐, 배는 무사히 어려운 곳을 통과했다. 사이렌들은 자기들이 바보 취급을 당했다고 또는 자살했다고도 하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미궁(迷宮)에 빠진다는 것은 보통 사건 따위가 확실한 단서가 잡히지 않아 해결이 나지 않고 어쩔 수 없게 된 경우의 일을 말하는데, 이 미궁이란 대체 어떤 궁전일까?
누가 만든 역어(譯語)인지 모르지만, 이것도 비극이나 희극, 엘레지와 마찬가지로 고대 그리이스의 3천 년에서 4천 년쯤의 옛날(그렇게 되면 비극이나 보통 그리이스 작품보다 오랜 것이 된다)부터의 말로서, 영어로는 라비린드(Labyrinth), 원래의 희랍어로는 라비린토스(Labyrinthos)라고 한다. 그리이스의 남쪽, 지중해상에 있는 큰 섬 크레테의 옛 서울 크노소스에 있었던 그 왕궁을 말한다.
그러나 그리이스의 전설에서도 옛날(그리이스의 입장에서 말하더라도) 번성했던 크레테 섬의 문화의 흔적을 잊혀져 버려서, 그 왕궁은 무서운 우인(牛人)이 그 구석에 사는 복잡한 낭하로서 한 번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기괴한 건물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것이 라비란스의 본체인데, 지금 발굴한 흔적을 보아도 많은 작은 방들이 줄을 지었고 통로도 아주 여러 갈래여서 옛날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전설에서는 여기에 살고 있던 우인 미노타우로스(프랑스어로는 미노토르
이 괴물을 크레테의 왕 미노스가 여기에 집어넣고, 당시 그의 지배하에 있던 그리이스의 도시들에서 청년이나 소녀를 공물(貢物)로 뽑아다 이 우인의 먹이로 주었다.
그것을 영웅 테세우스가 끝내 퇴치해 버리고 만다(그도 청년의 한 사람으로 거기에 보내졌으나, 미노스의 왕녀 아리아드네 - 흔히 서양 명화에 나온다 - 의 도움으로 우인을 죽이고 실타래의 힘으로 미궁을 탈출한 것이다)
미궁이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즉 분명히 미궁에 빠진 것 같다.
곁들여 말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만들었다고 하는(물론 전설로서) 다이달로스(소위 디달로스, 조이스의 소설에 나오는 살아서 돌아온)도 어린 것과 함께 이 미궁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그리이스인은 반인반마(半人半馬)라느니, 하며 여러 가지로 공상을 하였으나, 또 인간이 돌이나 금으로 만들어졌던 것이라고도 전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도 날붙이같이 잔인한 인간과 융통성 없이 깐깐한 자와 냉혈 동물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한 번이라도 보면 돌로 화한다는 무서운 머리이다. 물론 원래는 머리뿐만 아니고 고르곤이라는 괴물이다. 여괴(女怪)의 하나였으나, 그리이스 신화의 영웅 페르세우스에게 목을 잘리어 그 전리품이 되었다. 그 이후 이 머리는 아테네 여신의 방패에 붙여져 있었다. 소위 고른곤의 방패이다.
이 고르곤이란 원래 세 자매로서 세계의 서쪽 끝의 죽음의 나라에 가까운 <황혼의 아가씨들> 헤스페리대스가 있는 나라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 머리카락은 한 가닥 한 가닥이 살무사이고 큰 엄니와 무서운 눈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한 번만 보면(원래는 노려봄을 당한다는 뜻이었다) 돌로 화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황금 날개로 날았다고 한다.
세 자매 중 막내인 메두사(Medusa)만이 죽어야 하느 인간의 성을 가졌고, 다른 둘은 불사신이었다. 영웅 페르세우스는 이 머리를 잘라 오라는 명령이 내리자 사신(使臣) 헤르메데스에게 비행 구두와 가리는 모자를 빌어 내고 잘 간 날카로운 칼에 거울을 가지고 출발했다.
그리하여 세 사람이 자고 있는 틈에 화석(化石)을 피하여 거울에 그 모습을 비치면서 다가가 메두사를 잘라 그것을 싸 가지고 돌아왔다. 도중에 이디오피아의 해안에서 왕녀 안드로메다를 구조하는 이야기가 있다.
메두사의 머리는 아테네 여신의 상에도 방패에도 붙여지고, 또 머리만으로도 유명한 조각이 있다. 조용히 잠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머리카락은 온통 뱀투성이다.
그런데 이 고른곤의 설화는 실은 반대로서 원래는 아테네 여신의 방패의 무늬나 그와 마찬가지 도깨비의 탈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즉 이 설화의 근원은 악귀를 쫓는 부적이었다.
그리고 메두사에게는 바다의 주신(主神) 포세이돈의 배우자였던 일면이 있다. 아마 그리이스인이 오기 전의 옛날 여신이었을 것이다.
메두사는 이름도 <다스리는 부인>이라는 의미로 여왕을 말한다. 그것이 고르곤의 동아리 속에 집어 넣어졌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저 트로이 원정의 끝 무렵에 십 년이 걸렸어도 도저히 함락되지 않은 트로이 성(정확하게는 일리어스의 성채인데, 호메로스의 <일리어드>라는 시편의 이름은 여기서 왔다)을 공략하기 위하여 그리이스군(당시 아카이오라고 불렸다)의 대장들이 머리를 맞대어 생각해 낸 고육책이었다.
참말로 이렇게 보기 좋게 속일 수 있는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야기는 이러하다.
우선 큰 목마를 만들어 그 몸통 속에 정선된 용사들(아홉이라고도 하나, 더 많은 명단도 있다)을 숨긴 다음 밤 사이에 진영을 불사르고 해변을 철수하여 배를 멀리 띄웠다.
아침이 되어 트로이 시민들은 이것을 보고 적이 마침내 항복하여 물러갔다고 착각하고 신관(神官) 라오코온의 제지를 무릅쓰고 목마를 성 안으로 끌어들였다.
계획대로 밤이 되자 몸통에서 뛰어나온 용사들은 성문을 열어젖히고 밖에 몰래 다가온 그리이스 군사를 불러들여 불지르고 살육을 마음대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간계를 즉 목마의 계책이라고 하는데, 실제는 이것이 간파되지 않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 그리이스인은 이런 정신적인 치매(癡태)를 여신 아테네(죄 많은 인간을 장님으로 만들어 미혹케 하여 과오에 빠지게 하는 정령 <미망의 여신>에 홀렸다는 식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이 목마의 계책을 안출한 것은 그리이스측 제일의 지팡이라고 알려졌던 오딧세우스(Odysseus, 로마에서는
울릭세스
세계는 5대주로 나뉜다고 한다.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보통 오세아니아를 넣는다. 이 중에서 오세아니아의 오스트레일리아는 <남쪽 나라, 라틴어의 남풍 아우스테르(Auster)에서>라는 뜻이다.
아메리카는 알려진 바와 같이 아메리고 베스푸치의 라틴식 아메릭스에 따른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는 원래 아프리카의 북부 튀니스에서 알제리의 동부 지방을 가리킨 것으로서, 주민의 아프리족에서 왔다(지금의 베르베리족인 듯하다).
나머지 유럽과 아시아는 어떠했을까? 이것이 현재의 문제이다.
우리들은 우선 그리이스 신화에 그 기원을 물어 보자. 거기에 나오는 에우로페는 포이니키아(페니키아)의 왕녀로서 아게노르 왕의 딸이라고 한다.
마침 그녀가 해변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천지에서 제우스 대신이 이것을 보고 마음이 통하여 흰 소로 화하여 다가간다.
서양 명화에도 이 에우로페가 소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그림이 있었다고 기억된다.
다른 아가씨들이 저것 봐, 저것 봐(물론 셈어
이 에우로페의 행선지, 크레테에서 그리이스, 그 땅이 이어지는 일대, 즉 에우로파(라틴 발음)가 우리들이 말하는 유럽이다.
한편 아시아는 원래 지금의 소아시아라고 불리는 지방으로서 특히 그 서부, 직접 그리이스와 마주보는 지방을 말한 것이었다.
이 곳은 로마 제국하에서도 아시아주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이미 호메로스의 시도 <아시아의 목원>이라고 노래 불렀다. 그러나 학자가 말하는 바로는 양쪽이 다 기원은 앗시리아어로서 동편 것을 <아수(Asu)>, 서쪽 땅을 <에레브(Ereb)>라고 했으나, 포이니키아에서 그리이스로 전해져 두 주의 이름이 된 것 같다고 한다.
원래는 해가 뜨는 아침의 나라와, 저녁 황혼의 나라의 의미라고 하나, 그것은 그리이스에서 온 아나토리아(해가 뜨는 주), 라틴어에서 온 오리엔트(해가 뜨는 쪽)와 옥시덴트(해가 지는 쪽)와 거의 같은 유래이다.
그리고 오래 된 것을 생각하면, 에우로페라는 것은 원래 여신으로서 대지의 호칭인 듯하다. <넓은 표면의 여신>이라는 번역이기도 하다.
또 이 이름으로 불린 것에는 이 흰 소의 기수뿐만 아니고, 그밖에도 데메테르를 비롯하여 몇 사람의 신화전설의 여성이 있었다.
아마 제우스와의 신화는 대지 여신과의 설화의 개작으로 우연히 그것이 <에레브>에서 온 <서쪽 나라들>의 호칭 가까운 것으로서 합해 버린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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