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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스크랩] 중국의 신화 1

by 8866 2006. 6. 30.

중국 신화 여행

 

중국은 신화가 빈곤한 나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현실을 숭상하고 공상을 경시하는 중국인의 현세주의와 그 속에서 생성된 유교적 이념의 제약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의 정통적인 경서, 사서는 모두 <괴(怪), 역(力), 난(亂), 신(神)을 논하지 않는> 공자(유교)의 교설에 충실한 나머지 낭만적인 신화적 요소를 밖으로 따돌리기나 한쪽 구석으로 치워 버려 일부러 무관심을 가장해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이 고대 중국인의 소박하고 건강한 신화 전설의 존재 형태를 알려고 하는 경우에는 그들 정통적인 경서, 사서보다는 오히려 비정통적인 고전이나 민간 전승 속의 자료를 찾아 보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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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盤古)의 천지창조

 

중국 신화의 의하면 천지와 함께 태어난 신의 이름은 반고이다. 그러나 반고의 이름은 처음 나타나는 것은 비교적 가까워 삼국 시대(서기3세기)에 씌어진 서정(徐整)의 <三五曆記>라는 책에 실려 있는데 거기에 적힌 바에 따르면 반고는 천지가 아직 나누어지지 않고 혼돈하여 계란의 알맹이 같은 상태였던 속에서 태어난 정신 없이 1만8천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잠을 잔 후 하루에 1장씩 키아 자라는 눈부신 성장을 나타내어 그 체력으로 하늘과 땅을 상하로 밀어서 갈라 나갔다. 그리하여 다시 1만8천 년, 그 성장은 극점에 달하여 그의 키에 의해 갈라진 천지의 간격은 실로 90만 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원시의 혼돈에서 천지를 분리시켜 세계를 만들어 낸 것이 반고의 억센 <육체의 힘>으로 얻은 서업이었다고 하는 이 설화는 근로를 존중하고 인력을 신뢰하는 고대 중국 민중의 건강한 사념의 소산으로서 더욱 흥미 깊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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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고의 사체화생설(死體化生說)

 

반고의 천지창조의 상태를 정확하게 말하면 전지전능한 천지창조신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그의 그 육체력의 초인간적인 점과 보통 사람이 아닌 점에 있어서 바로 신이며 자연 그 자체이었다.

그러므로 - 하고 다른 고전은 다시 말을 잇는다 - 반고가 죽음에 임했을 때 그 내뿜는 숨은 바람과 구름으로, 목소리는 천둥으로 화하고, 두 눈은 해와 달로, 혈액은 강하(江河)로 근맥(筋脈)은 도로로, 살과 가죽은 전토(田土)로 머리카락과 수염은 성신(星辰)으로 몸의 털은 초목으로, 치골(齒骨) 정수(精髓)는 금석주옥(金石珠玉)으로 흘러나오는 땀은 비와 이슬이 되었다는 것이다.

즉 죽음에 임하여 변신한 반고는 자기 몸 전체를 바쳐서 이 세상을 풍요하고 아름답게 하는 데 공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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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황(三皇)

 

반고에 의어서 가장 오래된 신화적 세계에 나타나는 세 사람의 제왕(三柱의 神)을 <삼황>이라고 하는데, 누가 거기에 해당하는지는 제설(諸說)이 구구하다.

일설에 따르면 천황, 지황, 인황이라고 하나, 이것은 물론 천지, 인간의 성립을 의인적으로 설명하려고 한 합리적 신화이다.

그밖에 복희(伏羲), 여와(女와), 신농(神農)을 삼황으로 하고, 또 그 가운데 여와를 축융(祝融) 혹은 수인(燧人)에게 대치하는 설도 있으며, 예의 <십팔사략(十八史略)>에서는 복희, 신농, 황제(黃帝)를 이에 해당시킨다.

이들 제신에 관해서는 아래에 다시 언급하겠으나, 그 중에서도 여와의 인간 창조, 천지 보수(補修)의 신화는 가장 이색정채(異色精彩)에 뛰어나고, 다른 신들에게는 각각 인간의 문명 생활의 창조자, 추진자의 역할이 배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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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와(女와)의 인간 창조

 

성경의 하느님(여호와)은 흙먼지로 사람을 빚어 넣어 생명의 기운을 그 콧속에 불어 넣었으므로 <사람 즉 생명 있는 인간이 되었다>고 되어 있는데, 여와의 인간 창조도 얼마간 그것에 가깝다.

다만 그녀의 경우에는 인간 제조의 재료는 흙먼지가 아니고 황토이다.

그것을 손으로 주물러서 인간을 만드는데 아무튼 무대가 풍부한 황토지대인 중국이고 보면 재료에는 아쉬움이 없는 대신에 그만큼 일은 바빠진다.

그래서 그녀는 수고를 더는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해 내어, 먼저 흙탕에 반죽한 황토 속에 거친 새끼를 집어넣어 질척하게 휘저은 다음 적당한 때를 보아 새끼를 꺼내어 그 새끼 끝에서 땅 위로 뚝뚝 떨어지는 흙탕이 엉긴 것을 그대로 인간으로 만들었다. 얼마간 대량 생산 공정(工程)이다. 그러나 수고를 덜고 만든 인간과는 자연히 됨됨이가 달랐다. 즉 인간 중에 부귀한 자와 빈천한 자가 있는 것은 그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긴 중국의 역사를 특색 짓는 사회 계급의 분화와 인구 과잉 현상을 설명하는 기발한 인간 창조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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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매신(高매神)

 

고매는 교매(郊매), 고매(皐매)라고도 적는다. 이것은 혼인의 신, 자식을 주는 신을 말하는데 그 고매신으로 모셔지는 것이 다름 아닌 여괘이다.

인간 창조의 큰 역사를 완수한 여괘는 창조한 인간들이 끊어지지 않고 영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인간의 남녀가 그들 자신으로 자손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혼인제도를 정했다. 사람들이 여괘를 고매 즉 혼인의 신으로 모시는 연유이지만, 동시에 결혼했어도 아이가 없는 자는 다시 한 번 고매에 대하여 자기들의 혼인이 완전히 성취되도록 기원한다. 이와 같이 하여 여괘는 인간의 창조신일 뿐만 아니라, 혼인의 신이기도 하며, 자식을 주는 신이기도 하다는 빛나는 영광을 지고 중국 민중의 신앙 속에 길이 생명을 이어나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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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와의 보천(補天) 전설

 

인간의 창조와 아울러 여와가 이룩한 대사업은 <보천(補天)> 즉 천공(天空)의 보수 사업이다. 언젠가 물의 신인 공공(共工)과 불의 신인 축융이 큰 싸움 끝에 진 공공은 분함을 참지 못하여 자기 머리를 부주산에 들이받았다.

부주산 꼭대기에는 하늘을 받치는 하늘의 기둥과 천주를 대지에 이어 주는 밧줄이 있었는데, 공공의 난폭한 행동으로 천주는 부러지고 지유는 끊어져서 그 때문에 하늘은 서북으로, 땅은 동남으로 기울어지고 구멍이 뚫린 하늘에서는 큰 비가 패연(沛然)하게 쏟아지고, 하천에는 대홍수가 졌으며, 산림에 사는 맹수와 흉조가 날뛰기 시작하더니 인간에게 덮쳐 왔다.

그것을 본 여와는 서둘러 강물 속에서 오색의 돌을 찾아내어 불에 녹여서 어울려 이기더니 창천의 큰 구멍을 막고, 바닷속에 사는 거대한 바다 거북의 네 다리를 잘라서 부러진 천주 대신으로 하고, 또 물가의 갈대를 베어 모아서 그것을 태운 재를 쌓아 범람하는 강물을 막았으며, 맹수와 흉조를 죽여서 겨우 지상의 평온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천지의 경사만은 완전히 되돌리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도 중국 대륙은 서북과 동남으로 기울어진 채로 있어서 가끔 홍수가 사람을 괴롭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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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씨(有巢氏), 수인씨(燧人氏)

 

수인씨의 이름은 <삼황>의 한 사람으로 꼽히지만, 이에 유소씨를 선행시켜 인간 생활의 진보를 설명하려 하는 합리적 신화도 있다.

한비자(韓非子)의 오낭편에 따르면, 상고 시대에는 백성이 적었고 금수와 뱀, 벌레의 해에 시달렸기 때문에 유소씨가 나타나서 나무 위에 둥우리를 지어 그 재해를 피하게 했다. 또 백성이 초목의 열매를 날로 먹고 조개 등 비리고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을 날로 먹어서 위장이 상해 병이 났으므로 수인이 나타나서 부싯돌을 써서 불을 일으켜 비린내를 가시게 하는 방법을 발명했다. 즉 인간의 소거(巢居) 생활, 화식(火食) 생활의 시작을 표징하는 것이 이 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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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의 발명

 

<십팔사략>에는 <태호(太昊) 복희씨, 풍성(風性), 수인씨를 대신하여 왕이 되었는데 몸은 뱀이요 머리는 사람이었다>고 적혀 있다. 수인씨는 화식의 발명자로 알려졌으나 복희도 역시 역시 그것과 인연이 없지 않다. 그의 이름은 포희(包羲) 또는 포희(포羲)라고도 했는데, 이 이름들은 <희생을 길러서 포주(포廚)를 채운다>든가 <희생을 포락(포烙)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므로 사람들에게 동물의 고기를 익혀서 음식으로 제공할 것을 가르친 것을 그의 공헌으로 친 것이리라.

그는 또 역의 팔괘를 만들어 인사의 길흉을 점치고 서계(書契=文字)를 발명하고 그물을 짜서 물고기와 짐승을 잡는 기술을 고안해 내고, 다시 여괘를 처로 삼아 둘이서 혼인의 예를 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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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농의 발명

 

이 사람도 삼황의 하나로 꼽히는 신농, 즉 염제(炎帝) 신농씨는 그 이름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우선 농업의 신이다. 염제 즉 태양의 신이기도 한 그는 사람들에게 가래를 써서 경작을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태양의 빛과 열로써 풍요하게 자라게 하여 인간의 식생활에 공헌했을 뿐만 아니라, 태양이 중천에 걸리는 한낮(정오) 때를 표준으로 하여 사람들을 사장에 모아 교역(=상업)의 길을 가르쳤다. 이 점에서 그는 상업의 신이지만, 거기다가 다시 의약의 신으로도 모셔진다.

태양은 원래 건강의 원천이므로, 태양의 신인 그가 건강 지키기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과도 깊은 관계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느 전설에 의하면 그는 산야를 돌아다니며 신통력을 가진 붉은 회초리(자편)으로 약초를 매질하여 각 풀의 독성의 유무나 각종 효능을 분별하여 사람들의 질병 치료를 도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맹독이 있는 단장초(斷腸草)를 빨았기 때문에 장이 녹아서 생명을 희생당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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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위전해(精衛塡海)

 

신농에게는 딸이 셋 있었는데 그녀들의 운명은 각기 달랐다. 한 딸은 단지 신농의 소녀라고만 불리고 있어 이름을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아버지 밑에서 비를 다스리는 일을 맡아 보았고, 후에 수련에 의해 선인이 된 적송자(赤松子)의 선술(仙術)을 동경하여 자기도 그 뒤를 따라 여선이 되었다고 한다.

또 한 딸은 여왜(女娃)라고 한다. 아직 젊었던 그녀느 어느 날 동해로 미역을 감으러 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익사했다. 그리하여 그녀의 영혼은 정위라는 작은 새로 살았다. 정위는 자기 생명을 빼앗은 동해에 부질없이 끈질긴 보복을 꾀하고 매일 서쪽 한에서 작은 돌과 작은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거칠게 날뛰는 동해의 파도 상이에 떨어뜨려 이것을 다 메우려고 했다. 이것이 <정위전해>의 고사인데 일반적으로는 무모한 일을 꾀하여 헛일로 끝나는 비유로 삼고 있으나, 관점을 달리한다면, 일의 성사를 도외시하고 뜻에 순(殉)하는 끈기 있는 노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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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희(瑤姬)의 운명

 

나머지 한 아가씨인 요희도 역시 여왜와 같이 아주 아름답고 정열적인 소녀였으나, 나이 차서 더구나 아직 이성의 사랑을 받느 기쁨도 모른 채 처녀의 몸으로 죽고 말았다. 얼마 지나서 고요산이라는 산 중허리에 가련한 노란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은 한 포기 요초(瑤草)야말로 그녀의 화신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풀의 열매를 따먹은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이성의 사랑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 봉오리인 채로 죽은 요희의 운명을 가련하게 여긴 천제는 이윽고 그녀를 사천성에 있는 무산에 파견하여 운우(雲雨)의 신에 봉했다. 그 후로 그녀는 아침에는 미련한 아침 구름이 되어 산꼭대기 근처를 떠돌아다니고 저녁에는 쓸쓸한 저녁비로 변하여 골짜기에 내려 풀 길 없는 가슴속의 정열을 달랬던 것이다.

훨씬 후세 - 전국시대(BC3세기) 말에 초나라의 회왕과 또 그의 아들 낭왕이 운몽택(늪의 이름)에서 노닐며 고당의 대(臺)에서 쉴 때 꿈길의 베갯머리에 환영처럼 나타난 무산의 여신- 요희가 타는 듯한 정열을 다하여 두 사람과 차례로 인연을 맺었다는 정사의 전말은 초나라의 궁정시인 송옥(宋玉)의 <고당부(高唐賦)>, <신녀부(神女賦)> 두 편에 의해 세상에 전해진다. 남녀의 비사(秘事)를 무산의 꿈 또는 무산의 운우라고 익히 부르는 기원이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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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신(道神)

 

여와(女와) 때에 난폭을 일삼아 천리를 혼란에 빠뜨린 물의 신 공공(共工)은 이른바 황폐의 신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난폭자였고, 그의 어린이나 하인들도 모두 그를 본떴다. 오직 한 사람, 수(修)라고 하는 아들은 한량없이 착한 사람이었다. 소탈한 성품에 여행을 좋아하여 각지를 방랑하였고, 갈 만한 곳이면 어디라도 표연히 떠나는 식이었으므로 그의 사후 사람들은 그를 여행의 신으로 모시게 되었다. 소위 도신(道臣), 행신(行神)이라고 불리는 이가 그 사람이다. 그래서 후세에서는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때에는 길가에서 도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아울러 송별 잔치를 베풀어 여행의 평안을 빈다. 이것이 이른바 도연(道宴), 도전(道餞)인데, 이 도신(道神) 신앙이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전래하여 보급되어 있는 것은 아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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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黃帝)의 출현

 

염제(炎帝) 신농씨 후 같은 성이 이어지기 8백 년이었고 바뀌어서 출현한 것이 황제 헌원씨(軒轅氏)이다. <황제>란 그 발음으로서는 <황제(黃帝)>와 통한다. 후세에는 진(秦)의 시황제 같은 현세의 황제도 나타나지만, 본래는 황제란 <皇天上帝>, 즉 천상을 지배하는 최고 주신(主神)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천상 세계의 황제는 그 중앙인 천궁(天宮)에 살며, 신들의 보좌를 받으면서 사방을 통할하는 중앙신이며 그에 걸맞게 네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동시에 황제, 황색의 제왕이란 중국에 군림하는 제왕이란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황색은 다름 아닌 중국의 빛깔이기 때문이다. 만만(漫漫)한 물이 천고(千古)에 흘러오고 흘러가는 황하와 그 주변의 멀리 바라다보이는 끝간 데 없이 메워 나가는 비옥한 황토의 평야로 구상되듯이 황색은 중국의 빛깔이기 때문이다.

출처 : 세상을 향하여...
글쓴이 : 소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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