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지하철에 관한 이미지들을 검색하다가 기억도 되새길 겸 몇 장을 모아놓는다. 자주 드나들던 '우니베르시쩨뜨'(=대학) 역과 그 주변 사진들이다.
맨 처음 건 주로 이용하던 역사 건너편 사진인데, 오른쪽으로는 가판들이 좀 있고, 트롤레이버스의 종점과 함께 시장이 있다. 가로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스크바의 전형적인 건물들이다. 하단부에 쳐 있는 철망들이 고드름 보호망이다. 2003년 6월에 찍은 사진으로 돼 있는데,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졌을 리 만무하다.
아래 사진이 자주 이용하던 역사. 사진에 나오지 않지만 오른편으로 더 가게 되면 자주 이용하던 출입구가 나온다. 전면에 보이는 건물은 그래도 생긴 지 몇 년 안되는 쇼핑몰 건물인 '유니버시티'이다. 딸아이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산 곳이기도 하고, 간혹 구내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기도 했다. 약속 장소로도 자주 이용되는 곳.
역사 안으로 들어가서 표를 사고 개찰구를 통과하게 되면, 아래 흑백사진과 같은 에스컬레이터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전철역이 이 정도 혹은 그 이상의 '깊이'를 자랑한다(그리고 비슷비슷하다). 70년대 영화 속의 모습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좌우 벽면의 광고판들 정도가 달라졌을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서게 되면,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걸로 보아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시간이 아닌가 싶다(사진의 사이즈를 좀 늘렸더니 약간 흐리게 나온다).
전철 차량은 좀 낙후돼 있지만, 그래도 별다른 사고 없이(폭탄 테러만 아니라면!) 운행되고 있는데, 아래 사진과 같은 차량이 승강장에 진입해 들어오고 문이 열리게 되면 얼른 타면 된다. 사전 예고 같은 거 없이(인정사정 없이) 문이 닫히고 열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날치기도 주의해야 한다. 어리버리한 행색을 보이면 여지없이 당한다!).
아래 사진은 신설역으로 모스크바강을 가로지르는 철교에 위치한, 그래서 가장 좋은 전망을 자랑하는 '참새 언덕' 역에 전철이 진입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끝으로, '참새 언덕'에서 바라본 모스크바 시 전경. 2004년 10월에 찍은 사진으로 돼 있으니까 내가 보았던 '그 가을'이기도 하다. 전면에 보이는 경기장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의 메인스타디움이었다고. 지표상으로 가장 두드러진 건축물이다. 낙엽수들 사이로 살짝 드러나고 있는 것이 모스크바 강이다.
06. 02. 06.
P.S. '모스크바'란 지명과 떼놓을 수 없는 영화는 (1988년 12월) 국내 최초 개봉 '소련영화'였던 블라지미르 멘쇼프의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1979, 150분)이다(1980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러시아 사람들이 흔히 말하길,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러시아인,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하지 않을 러시아인은 없다". 그러니까 '러시아적 감성'의 바로미터가 되는 영화('베사메무초'가 주제음악으로 흘러나왔을 때 다들 뒤집어졌었다). 음반 <백만송이 장미>(아울로스, 2002)에는 영화의 엔드타이틀과 함께 흘러나오는 주제가 '알렉산드라'가 포함돼 있다.
왼쪽은 영화의 (VCD)포스터, 그리고 오른쪽은 영화를 모티브로 한 발렌친 쵸르느이흐의 소설 <모스크바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004). 영화의 주인공 카챠(베라 알렌토바 분))와 고샤(알렉세이 바탈로프 분)가 처음 만나는 장소가 모스크바의 지하철이다(아니다 교외선 같다! 여하튼 기차다). 아래 장면. 그리고 그 아래 장면은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기억할 소풍 장면이다.
그리고 영화의 히로인 베라 알렌토바(1942- ). 영화 속에서 그녀는 20대 처녀와 40대 중년의 카테리나를 연기한다. 멘쇼프의 영화에 자주 출연한 듯하다. 오른쪽은 영화 속 스틸. 50년대 후반의 '꽃처녀' 카테리나와 친구 류드밀라. 이 꽃처녀들도 이젠 다들 60이 넘은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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