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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문학이란 무엇인가?

by 8866 2006. 6. 21.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은 언어장치의 가공을 통한 오리지널현실의 의미를 증폭시키는 작업이다. 소재 하나를 놓고 언어권력과  기호건축가의 권력이 벌이는 각축전이다.

 범속한 일상을 가치의 화로에 연단해내는 연금술이며 평범한 속인을 의미의 색료에 담그어 칼라도금을 해내는 도자기기술이다.

 문학은 작가의지의 일방적인 광기로 납치한 현장적질료들을 언어의 형틀에 옭아매고 그 속에 내장된 은유를 밝혀내기 위해 온갖 고문을 감행하는 잔혹한 <교형리>이다. 이 폭행에서 언어는 잠시 작가와 타협하지만 일단 길들이기가 완료되면 작가마저 문학지대에서 축출하고 신생제국의 황제로 등극한다.

 작가의 시야와 언어공력의 당위는 현실가공의 승패를 좌우한다. 

 현실가공의 필수 첨가제인 상상력의 요술부채-허구는 잘  발효된 한 덩이 누룩처럼 현실을 속성시켜 향기로운 금준미주를 빚어낸다.

 문학은 인간생활을 미화하는 유일무이한 미용사이다. 권태롭고 지겹기만한 생활이 생기가 넘치고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모두 이 미용사가 부린 마술의 효과이다.

 문학은 언어의 호수를 생활의 가슴에 깊숙이 박아넣고 뜨거운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이다. 그러나 그 피를 정제하여 빈약한 현실의 혈관 속에 환원, 수혈한다는데 문학의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상투적인 표현 한 마디를 빌려본다.

 

 문학은 언어예술이다.

 

 얼마나 평범한 말인가.

 당신도 이런 말에 진작 식상했을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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