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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

한국여성의 헤어스타일 변천사

by 8866 2009. 2. 1.

한국여성의 헤어스타일 변천사

 

시대 변화에 따른 여성 머리의 변천사


여성의 머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한 시대가 여성에게 원하는 가치관은 여성의 머리 모양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옛날에는 머리 모양에 따라 신분이 구별되기도 했고 결혼의 유무를 나타내기도 했다. 삼국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의 머리 모양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변천과정을 살펴본다.

얹은머리나 쪽머리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유행하던 헤어스타일

삼국시대의 머리 모양은 벽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옛날부터 남자보다 여자들의 머리 모양이 훨씬 복잡했는데 TV 사극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흔히 보는 ‘얹은머리’나 ‘쪽머리’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해오던 헤어스타일이다.
고구려에서는 얹은머리나 쪽머리 외에도 푼기명 머리(머리를 셋으로 나누어 한 다발은 뒤로하고 두 다발은 좌우의 볼쪽에 늘어뜨리는 머리모양)와 묶은 증발머리(짧은 머리를 뒤에서 낮게 묶은 머리 모양)가 널리 퍼져 있었다.
백제에서는 기혼과 미혼의 구분이 머리 모양에 드러나는데 처녀들은 한 가닥으로 길게 머리를 땋아 늘이다가 혼인 후에는 둘로 나누어 머리 위에 얹었다. 신라는 문헌상의 기록으로 볼 때 얹은머리가 유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나라에 예물로 보낼 만큼 가발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머리 모양이 신분의 구별 없이 동일했다. 삼국시대처럼 얹은머리와 쪽머리가 가장 많이 하는 헤어스타일이었지만 귀밑머리를 실타래처럼 틀어 오른쪽 어깨에 드리움으로써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하기도 했다. 오른쪽 어깨에 드리운 귀밑머리는 고려시대 여성들의 미의식을 드러내는 부분이자 사랑스러움을 강조한 머리모양이다.

높고 클수록 아름답게 여겨졌던 조선시대의 헤어스타일
머리 모양에 신경을 많이 쓰고 화려한 장식을 추구한 시대는 조선시대이다. 조선시대는 우선 왕가와 양반, 평민, 기생 등 신분과 계급에 따라 할 수 있는 머리모양이 달랐다. 처녀들이 많이 하는 귀밑머리의 경우도 양반가의 규수들은 귀밑머리로 귀를 가리고 일반 처녀들은 귀를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조선시대 머리 모양 중 가장 화려한 머리는 왕비가 정복차림에 얹는 떠구지 머리로 다리(가발)를 7개 얹는 궁중어여머리에다 나무를 깎아 만든 장식용 머리를 얹는 형태의 머리이다. 다리 한 채에 한사람 분의 머리카락이 들어가는 것을 염두에 두면 이 머리의 경우 본인머리까지 합해 8인분의 머리를 얹는 셈이 된다.
부녀자들 사이에서도 얹은머리를 크고 높게 할수록 아름다운 것으로 여겨져 성종 때에는 머리의 높이가 사방 1척이나 되었고 머리를 장식할 다리가 없어서 혼인이 늦춰지는 일도 일어났다. 머리로 인한 사치가 심해지자 영 정조 때에는 가체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조선시대 처녀들의 대표적인 머리 모양은 댕기머리이다. 처녀들은 댕기머리를 하고 있다가 혼인 전날 관례에서 머리를 올리고 비녀를 꽂음으로써 부녀자들의 머리 모양으로 바뀌었다. 이때 신부의 머리를 얹어주는 사람의 손을 ‘복수’(福手)라고 했는데 신부의 친구나 친척 중에서 엄선해서 골랐고 마땅한 사람이 없으면 돈을 주고 사람을 초청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오늘날의 미용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자의식을 드러낸 단발머리
개화기 때에는 여성들의 머리가 아직 처녀들은 댕기머리, 부인들은 쪽머리가 대표적이었지만 1920년대 최초의 미용실과 헤어디자이너가 등장하면서 점차 새로운 스타일이 유행했다.
1920년대를 대표하는 헤어스타일은 단발머리이다. 1차 세계대전에 패한 독일 여성들이 심기 일전을 위해 단발스타일을 개발, 전세계적으로 퍼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 단발을 한 여성은 강향란이나 강명화 같은 기생들이었다.

남성들의 단발이 근대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것과 달리 이 시대 여성들의 단발은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거부하는 전통파괴행위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처음에 단발을 한 여성들이 기생이었다는 신분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들의 단발은 기존의 가치관을 거부하고 여성의 자의식을 드러낸 선구적인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던 시대였던 만큼 김활란, 모윤숙, 최승희 등 신여성들의 단발머리는 모단걸이라고 불리며 냉소적인 풍자를 당하기도 했다.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헤어스타일
1930년대부터는 퍼머넌트가 보급되면서 퍼머머리가 유행했다. 이런 퍼머스타일은 꾸준히 여성들 사이에서 펴져 나가 1950년대에는 미용실이 대중화되기에 이른다. 영화가 보급되면서 외국영화배우들의 헤어스타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로마의 휴일’에 등장하는 오드리 헵번의 머리모양은 헵번스타일로 불리우면서 1950년대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대표적인 헤어스타일이다.
1960년대에는 산업화의 물결과 함께 여성들의 머리 모양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추구 됐다. 우찌마끼, 소도마끼, 바가지스타일, 백조라인스타일 등 여러 형태의 머리 모양이 등장했다. 이때에는 또 가발이 크게 유행해서 가발로 머리를 부풀리고 고데기로 장식적인 컬을 만드는 머리가 유행하기도 했다.
1970년대는 여권운동이 활발하고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해 여성들이 많은 의문을 제기하는 시기였다. 따라서 활동성을 강조하는 간결한 머리 모양이 크게 유행을 했다. 짧은 상고머리,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쉐기(거지 커트), 버섯모양의 머쉬룸이 이 시기에 등장한 헤어스타일이다.
1980년대는 오일쇼크로 인한 사회적 불안을 반영하는 듯 과장되게 부풀린 앞머리나 불규칙한 퍼머스타일이 유행한 퍼머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1990년대에는 긴 머리의 굵은 퍼머머리나 스트레이트가 인기를 끌었고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머리 색깔의 염색이 유행했다.
다양한 색깔의 머리 염색은 지금도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 복고풍의 유행 등이 다시 도래하기도 하지만 현재에는 획일적인 유행스타일을 추구하기보다 자신의 개성을 중요시하고 자신에게 맞는 헤어스타일을 찾아가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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