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녕히 가십시오.

8866 2005. 10. 16. 12:10

 

 

여기

용속한 전자문화에 짓밟힌

가치와 의미의 묘소가 있다.

 

상주도 없고 화환도 없는 무덤이

망각의 가랑비 속에 고요히 잠들어 있다

 

썩고 남은 뼈 한 조각이라도 주워

문화의 박물관에 전시하자

 

나랑 같이 가치와 의미의

상주가 되어 시묘하실 분을 찾는다

 

어쩌면 이 통로가

가치와 의미의 마지막 한 가닥 남은

골목길인지도 모르니 

잠시 발걸음을 멈춰준 그대의 관심에 고개를 숙인다 

 

아직은 거칠고 황량한

내 영혼의 정원을 지나간

당신의 체취와 숨결은

불우한 인생의 언덕에 

영원한 향기와 음악으로 남을 것입니다.

 

당신은 내 척박한 마음의 화단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준 천사입니다. 

감사합니다!